백제 벽화고분 능산리 1호, 발굴 102년 만에 다시 만난다
국립부여박물관 특별전 “四神사신이 호위하사, 백제 능산리 1호 東下塚동하총”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과 부여군(군수 박정현)이 공동 주최하는 특별전 “四神사신이 호위하사, 백제 능산리 1호 東下塚동하총” 이 10일부터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관에서 열린다. 국립부여박물관은 특별전을 하루 앞둔 9일 백제 능산리 고분군 벽화 공개에 앞서 고유제를 지내고 국태민안을 기원했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은 백제 사비시대의 왕릉원으로, 1호 무덤 東下塚동하총은 석실 내부에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사신과 연꽃구름무늬가 그려진 벽화고분이다. 백제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벽화고분으로서 백제 최고 수준의 왕릉급 고분으로 평가된다. 이곳에 모신 백제 왕을 기리기 위해 세운 능산리 사찰(사적 제 434호)이 왕릉원의 서쪽에 위치한다. 사찰 터에서 발견한 창명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과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로 백제 왕실이 발원한 왕실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백제금동대향로는 능산리 사찰에서 거행된 백제 왕의 제사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여 능산리 고분군과 능산리 사찰 터는 백제 사비시기 왕실의 상장의례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이번 전시는 최근 국립부여박물관이 실시한 ‘부여 능산리 1호 東下塚동하총’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백제 사비시기 왕실의 상장의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유적 보호를 위해 출입이 제한된 능산리 1호 東下塚동하총 석실石室의 내부모습을 3차원 정밀촬영(3D 스캔)으로 얻은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시실에 그대로 재현하고 백제 왕릉급 무덤 내부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지금은 희미해진 벽화 속 사신의 모습을 디지털영상으로 되살려 이를 몰입형 전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게 마련하였다. 또한 작은 조각과 장식품만 남아있던 목관을 정밀분석 및 비교 연구하여 백제 왕실에서 사용한 목관의 원형을 복원하고 이를 전시에 소개한다. 아울러 백제금동대향로를 최적의 조명시설이 설치된 새로운 전용 전시장에서 선보이고,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 발견 모습을 연출하여 당시의 생생한 순간을 체감할 수 있게 하였다.
국립부여박물관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등과 함께 100여년 전 일본인이 조사하였으나 그 내용과 성과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보완조사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토대로 백제 왕실의 상장의례문화 연구를 심화시킬 계획이다. 이번 특별전이 백제 왕실의 상장의례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진행될 심화연구의 새로운 추진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