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웃통 벗고 활보 ‘베이징 비키니’ 아저씨 단속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 한복판에서도 러닝셔츠만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중년남자들을 볼 수 있다. 그들 중에는 러닝셔츠 밑부분을 돌돌 말아 올려 배를 다 드러내놓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여성 비키니 수영복과 비슷하다 해서 ‘베이징 비키니’라 불린다.
이에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가 이런 ‘베이징 비키니’ 노출 복장이 도시 이미지를 해친다며 단속에 나섰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는 여름철을 맞아 베이징 비키니 차림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여름철 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나든다. 이 때문에 배를 드러내놓고 다니는 남성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시 당국은 이같은 차림으로 도시의 이미지가 흐려진다고 보고 단속에 나선 것이다.
당국은 질서를 어지럽히는 새치기, 공공장소에서의 언쟁, 쓰레기 무단 투기 등과 더불어 남성들의 노출 차림이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동이라고 봤다.
톈진(天津)에서도 올해 초부터 상의를 입지 않고 맨몸으로 나다니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다. 상의를 벗은 채 수퍼마켓에서 장을 보던 한 남성은 7달러(약 8200원) 상당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허베이(河北)성 남서부 한단(邯鄲)에선 아예 지방정부에서 교육용 동영상을 제작했다. 한 여성이 아버지에게 남자 친구를 소개하려고 데려갔는데, 아버지가 공원에서 상의를 입지 않고 있자 남자 친구가 “너희 아버지 예의가 없다”면서 면박을 준다. 이에 아버지는 셔츠와 모자 등을 착용하고 깔끔하게 다닌다는 내용이다.
워낙 오래된 복장 관습이다 보니 반발도 적지 않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네티즌들이 “셔츠를 입지 않는 게 에어컨을 켜는 것보다 탄소를 덜 배출한다” “나이 든 사람들을 내버려 두라” 등의 글을 올리며 당국의 단속에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