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기재부 전 사무관 폭로] ‘경향’ ‘조선’ ‘한겨레’ ‘중앙’ 사설 모음

최근 기재부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를 두고 정치권과 언론들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엔>은 4일자 조간신문 사설을 통해 이번 사건을 조명해 봅니다. 경향, 조선, 한겨레, 중앙일보 사설의 제목과 첫 단락, 마지막 단락 그리고 사설 링크를 전달합니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 몫으로 남겨둡니다.<편집자>

[경향신문] ‘신재민 폭로 사건’, 진상규명이 최우선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1032032015&code=990101#csidx31d89bd729de2d18a5104d1fa602a98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사건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3일 신 전 사무관이 자살소동까지 벌이면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형국이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요약하면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기재부에 국가의 빚을 늘리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의혹을 부인했다. 기재부는 나아가 지난 2일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은 ‘80년대 민주화운동 이후 최대의 양심선언’이라고 규정하며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중략)

그러나 이번 사건은 정치공방 이전에 진상규명이 중요하다. 기재부 국채 발행 과정에 대한 청와대의 지시가 과연 양심적 고발 대상에 해당하는 부당한 압력인지, 또 KT&G 사장 교체 압력이 사실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 전에 기재부가 신 전 사무관을 고발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공익제보자의 입을 막기 위해 과잉 대응하는 것이란 불필요한 논란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차분하게 진상규명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상식’ 밝혔다가 정권에 찍힌 청년의 고난을 보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3/2019010303037.html?utm_source=daum&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신재민 전 사무관이 3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쳤다. 그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는 “죽으면 제가 하는 말을 믿어줄 것”이라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것은 ‘정부의 민간 기업 인사 개입’과 ‘억지로 국채 발행해 나랏빚 늘리기’였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에 고발하고, 여당에서는 ‘망둥이’라고 하고, 정권 지지자들은 “학원 강사로 돈 벌려고 노이즈 마케팅 한다”고 인신공격을 했다. 그러자 ‘내가 죽으면 믿겠느냐’고 한 것이다.(중략)

신 전 사무관은 유서에서 ‘민변의 모든 변호사가 민변인 걸 공개하고는 변호를 맡지 않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했다’고 했다. 민변은 “그런 결정 없었다”고 했지만 “신씨 측이 개별 회원에게 문의했을 수는 있다”고 했다. ‘민주’를 앞에 붙이고 어떻게 정권에 핍박받는 내부 고발자가 내민 손을 걷어차나. 비상식을 폭로한 한 청년이 정권에 찍혀 고난을 당하는데 야당은 무능하고 사회는 쳐다보기만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한겨레] ‘신재민 폭로’ 침소봉대하는 한국당과 보수 언론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876939.html#csidxdcd04440e726442a067729f9de81a95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적자국채 관련 폭로’가 혼탁스러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이 3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발견되는가 하면,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은 “재정 조작 정권” “국정 농단” 운운하며 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폭로 내용의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사안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는 사실과 추측이 혼재돼 있다.(중략)

더 큰 문제는 사안을 무조건 키우면서 정치 쟁점화하는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의 행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80년대 민주화운동 이후 최대 양심선언”이라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나라 살림을 조작하려 했다”며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했다. 자유한국당은 ‘나라살림조작 사건 진상조사단’도 만들었다. <조선일보>는 “전 정권 먹칠용으로 적자국채를 발행하려 했다면 국정 농단이 따로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관계에 관한 정확한 검증이 없는 무책임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 신재민 폭로의 실체적 진실, 김동연이 밝히는 게 순리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261282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어제 ‘요즘 일로 힘들다’는 문자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낸 뒤 잠적했다가 반나절 만에 경찰에 발견됐다. 그는 잠적 중 고려대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 ‘신재민2’라는 이름으로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하는 문화, 비상식적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그 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고 적었다. 경찰에 발견됐을 때 그의 목에는 가벼운 상처가 발견됐다.(중략)

이쯤 되면 신씨를 ‘망둥이’로 몰아 입에 재갈을 물려선 곤란하다. 김 전 부총리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김 부총리는 재임 중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용기가 필요하다”고 후배들에게 강조했다. 그런데 정치논리로 채무비율을 조절하려고 했다는 시도가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해도 용납하기 어렵다. 기재부의 KT&G 사장 교체 의혹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비상식적 정책 결정을 막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내부고발자를 고발할 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우선 밝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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