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독수리사냥대회’···몽골·러시아·터키 등서 90마리 출전

흼머리독수리

[아시아엔=편집국] 중앙아시아의 초원국가 카자흐스탄. 이 나라를 세운 카자흐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말을 달리며 검독수리를 이용해 사냥하는 민족이다. 알타이 산맥을 중심으로 카자흐스탄과 몽골 초원의 유목민들은 오래 전부터 검독수리를 길들여 사냥에 이용해왔다. 이들은 사냥 전에 검독수리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먹이를 주지 않는다. 아이들 교육에도 상당부분 적용된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서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제2회 아시아 맹금류 사냥대회’가 개최됐다. 카자흐스탄 남부 옛수도 알마티 인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독수리, 매 등 맹금류 90마리가 참가했다. 개최국 카자흐스탄이 맹금류 70마리를 출전시킨 것을 비롯해 헝가리, 슬로바키아, 터키,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 20마리의 맹금류가 모였다.

대회는 △검독수리 △참수리 △흰꽃수리매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검독수리(Golden eagle) 부문에서는 아만 이스마일로프(키르기스스탄)이 1위, 바이락 타스탄벡(카자흐스탄), 악베렌 쿠르만갈리예프(카자흐스탄)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참수리 사냥 부문에서도 키르기스스탄이 1위, 카자흐스탄이 2, 3위를 차지했다. 흰꽃수리매 사냥에서는 카자흐스탄이 1~3위를 독차지했다.

맹금류의 지존은 검독수리로 매를 비롯해 토끼, 여우, 늑대 등을 사냥한다. 이들이 움켜쥐는 발톱 힘은 동물의 뼈를 부러뜨릴 정도다. 맹금류 중에서도 가장 강인한 개체로 꼽히는 검독수리는 사냥술이 대단하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는 검독수리를 길들여 매사냥을 하는 데 주로 토끼와 같은 포유류를 사냥하며 능숙한 검독수리는 여우와 심지어 늑대까지 사냥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어린 불곰을 잡아채간 사례가 기록으로 남아 있고, 절벽을 오르는 산양을 날아가 밀어 뜨려 사냥 할 정도로 영특함도 보인다.

한편 독수리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 준위협종(Near Threatened)이며, 한국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천연기념물 제243-1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이다. 유럽 남부, 중앙아시아, 티베트, 몽골, 중국 북동부에서 번식한다. 국내에는 철원평야, 장단반도, 경남 고성 등에 고정적으로 찾아와 겨울을 보내는 겨울철새다.

전 세계 23종의 유사종이 서식하고 머리깃털은 드문드문 나있다. 머리깃털이 많으면 사체의 부드러운 부분을 먼저 먹기 위해 내장을 먹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묻어 질병에 노출될 수 있어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독수리의 한자 이름인 ‘독’(禿)은 ‘대머리’를 의미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