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마트·로손·세븐일레븐 등 日 3대 편의점 생존전략과 전망

이바라키 현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마이니치신문 ‘주간이코노미스트’ 보도

[아시아엔=정연옥 <아시아엔> ‘일본전문’ 객원기자]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말한다면, 편의점은 지금 포화직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점포 숫자로 일본 국내 제2위 ‘패밀리마트’를 산하에 둔 유니훼미리마트홀딩스(UFHD) 타카야나기 코지 사장의 말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계열 ‘주간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구가 감소되는 가운데 ‘포화설’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소매업의 왕자’ 일본 편의점의 현실을 심층 보도했다.

현재 일본 전국의 편의점 점포수는 약 5만7000개에 이른다. 특정지역에 고밀도로 출점하면서 영역을 넓혀 온 ‘세븐일레븐’, M&A(인수합병)를 거듭하며 확장해온 ‘패밀리마트’ 그리고 재빠르게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 즉 일본전국)에 출점하여 전국 체인의 깃발을 높이 든 ‘로손’. 이들 3대 체인은 방법은 다르지만 그동안 확장하는 것을 “옳다”며, 사업내용을 확대하고 전국 점포수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들은 점포를 늘리는 한편 인스탄트 커피 등의 히트상품과 ATM 설치 등의 서비스를 계속 도입하며 과거에 수차례 제기돼온 ‘한계설’을 여지없이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3대 체인의 경영진 가운데 한사람으로부터 “점포포화의 아우성으로 인하여 일본만의 독자적인 진화를 계속해 왔던 편의점들이 커다란 전환점에 놓이게 된 것이 기정사실이다”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편의점 전문지 <편의점신문>의 시미즈 편집장은 “편의점 체인본부가 가장 중시하는 지표가 방문객수다. 모든 것은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방문객수는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2017년 협회 가맹 편의점 기존매장의 방문객수는 전년 대비 1.8%포인트 감소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한여름 무더위 효과가 있던 지난 8월과 10월 단 두달을 제외하고는 전년 같은 달 방문객 숫자를 밑돌았다. 시미즈 편집장은 “이런 현상은 인구는 줄고 있는데 신규 점포숫자는 늘어나는 상황에선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여타 소매업태와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특히 대도시권의 교외 등에 적극적으로 출점 중인 약국의 경우 일용품가격을 낮게 책정해 편의점의 상권을 침식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프리모리서치재팬’ 스즈키 타카유키 대표에 따르면 전국의 편의점 기존매장 매출이 전년에 비해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편의점 부근에 약국이 많아 손님이 그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2017년 8조6000억엔(전년 대비 7.5% 증가)의 시장으로 성장한 인터넷쇼핑몰(EC)은 도시락과 페트병 음료 등 편의점의 주력 상품 분야에는 아직 일본 국내에서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역 등에 택배 박스 설치가 확산되고 있어 편의점과의 경쟁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한편, 편의점은 방문객 빈도가 가장 높은 소매업으로서 방대한 데이터를 흡수할 수 있어 이를 ‘비즈니스 기반’으로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7년 미쓰비시상사가 로손, 올해에는 이토추상사가 UFHD를 각각 자회사화로 만든 배경에는 이들이 소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통한 ‘캐시리스 결제’ 등 핀테크 관련 사업에 진출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로손은 지난 10월 로손은행을 열었으며, 패밀리마트도 이토추와 연계하여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 구상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의 후루야 사장은 마이니치 인터뷰를 통해 내년 개시예정인 스마트폰 결제서비스 ‘세븐페이’와 관련해 “편리성 중 하나일 뿐 주목적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력사업은 매장” 이라고 말했다. 소매업으로서의 본분을 중시하겠다는 생각을 피력한 것이다.

일본 전국의 세븐일레븐에서는 연간 주먹밥을 22억개 판매한다. 이에 대해 미쓰비시 UFJ(United Financial of Japan) 모건스탠리증권 나가노 마사유키 수석애널리스트는 회사의 입장임을 전제로 “주먹밥을 판매하는 것보다 이를 통해 편의점에 축적되는 고객 정보가 더 가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한때 ‘청소년’과 ‘남성’이 대부분이던 편의점 이용객은 최근 남녀 비율이 반반에 접근하고,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편의점 보면 일본 사회의 과제 읽을 수 있어

요시오카 히데코 편의점 전문기자는 “노인이나 여성고객이 늘고, 야채가 많이 들어있는 도시락을 늘리고 있는 편의점 매장은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의 생활을 반영하는 가게 만들기에는 동시에 일본사회의 과제도 들어있다는 얘기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인력부족 문제다.

대도시 중심의 편의점 점포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이 직원으로 일한다. 아베 정부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편의점 매장은 유학생이 아닌 외국인노동자가 담당하게 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요시오카 기자는 “현금을 좋아하는 일본인에게 캐시리스를 촉구하고, 외국인 종업원이 늘며, 또 장래에는 AI(인공지능)가 손님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편의점을 보면 일본사회의 문제가 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