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병 ‘암’①] “암을 손님처럼 대접하라”···’보완통합의학’ 이병욱 전문의

이병욱 박사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나는 삶을 고치는 암 의사입니다>. 최근 발간된 이병욱 박사의 저서 제목이다. 그는 외과의사 15년, 보완통합의학 전문의 15년 등 모두 30년 동안 암과 대면한 전문가다.

보완통합의학이란 “기존의 의학적 치료를 통해 암의 활동을 최대한 억제하고, 동시에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 암을 견뎌내는 치료”다. 이병욱 박사는 “암은 ‘국소질환’이 아닌 ‘전신질환’이기 때문에 단칼에 제압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고 말한다.

암의 원인을 한자 ‘癌’에서 찾아보면, 인간의 식생활 중에 과음(過飮)과 과식(過食)을 비롯해 짠음식과 매운음식 섭취 등 평소 잘못 사용한 입(口)이 산(山)처럼 쌓이면 암이 생긴다는 뜻과 통한다. 또한 음식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이 암에 영향을 미치므로 암을 생활습관병(生活習慣病, lifestyle related disease)이라 할 수 있다.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3대 요소는 △균형이 잡힌 식생활 △규칙적인 적당한 운동 △적절한 휴식과 수면이다. 이들 3가지 요소를 실행하면 면역 밸런스 유지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우리가 면역력이 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면 암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따라서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암이 발생했으면 지금부터 실천하는 생활습관이 몸에 영향을 끼쳐 암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암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란 우선 영양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가족과 동료,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취미 생활을 하면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스트레스가 줄고, 잘 웃고 잘 울 수 있는 상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증진된다. 또한 신앙을 가지고 기도할 때 면역력이 증가하여 암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대한소화기암학회(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Cancer)에서 개최한 ‘바른 식단 캠페인’에서 암 전문가들은 △암을 예방하는 식사 △암 환자의 치료 식사 △암 치료 후 관리 식사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건강한 사람이 암을 예방하기 위한 식사는 흰 쌀밥보다는 잡곡과 현미밥을 먹으며, 녹색 잎채소 섭취를 권장하고 단백질식품으로 닭가슴살과 콩류를 권장한다. 직화(直火)로 구운 고기, 훈제 햄 등은 피하며,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여야 한다.

암 치료 때 식사는 열량과 단백질을 평소보다 1.5배 섭취하고, 소고기 등 붉은색 고기를 찜이나 국으로 먹으며, 잡곡이나 현미밥보다는 흰 쌀밥이 좋다. 설사 증상이 있으면 채소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암 치료 후 관리를 할 때는 체중이 줄어든 상태이면 고열량식을 유지하면서 주치의와 상의하여 식이 조절을 하여야 한다. 암 환자는 미각의 변화, 식욕부진, 메스꺼움과 구토 등이 잘 나타나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암 치료 단계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cytokine)은 뇌하수체에 작용하여 식욕을 저하시킨다. 사이토카인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체계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면역물질을 말한다. 당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면역, 감염병, 조혈기능, 조직회복, 세포성장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란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일정 기간을 넘겨 과도하게 분비되는 현상으로 면역 부작용의 일종이다.

항암치료를 하면 부작용으로 음식 맛과 냄새에 민감해지고 메스꺼움을 느껴 냄새가 강한 고단백·고열량 식사에 거부감을 보인다. 이로 인하여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면, 단백질로 이뤄진 백혈구와 항체 기능이 떨어져 면역력 유지가 어려워진다. 섭취 열량이 줄어들면 정상세포 활동이 잘 안되어 체력이 떨어진다. 암 환자는 면역세포들이 암 세포와 싸우는 상태이므로 건강한 사람보다 대사량이 높으므로 건강할 때보다 1.5배는 잘 먹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체중 1kg당 하루 1.5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고 있다.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잡곡밥은 포만감을 유발하고 영양소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흰 쌀밥을 먹으며, 입맛이 없어 먹는 음식량이 적으면 열량을 압축해 먹도록 한다. 예를 들면, 우유 한 잔(200ml)은 122kcal지만, 우유에 바나나 1개, 호두와 아몬드 몇 알, 그리고 꿀을 조금 넣어서 마시면 열량이 2-3배 정도 높아진다.

암 환자는 고기, 생선 등을 먹을 때 비린맛, 쓴맛, 냄새가 민감하게 느끼므로 조리 전에 과일즙, 와인, 맛술 등으로 양념하면 맛과 냄새를 잡을 수 있다. 양념은 환자가 선호하는 맛을 선택하며, 음료는 새콤한 맛이 나는 레몬에이드, 매실주스 등이 미각을 자극해준다. 메스꺼움이 느껴질 때는 뜨거운 음식보다 차가운 음식이 먹기 편하며, 식사 중 다량의 수분 섭취는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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