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8월 중순···폭염·폭풍우 속 내 마음 들여다보기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마음 때문에 생긴다. 마음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나고 사라지면서 선한 마음(善心)과 선하지 못한 마음(惡心)을 일으킨다. 여기에 이미 만들어진 선과보(善果報)의 마음과 불선과보(不善果報)의 마음이 끊임없이 일어나서 현재의 마음에 영향을 준다.
<참전계경>(參佺戒經) 제185사(事)에 ‘익심’(匿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익심’은 마음을 감추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본마음을 감추고 스스로를 속이면 결국 자신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감추고 속이는 것을 그치면 흙에 뿌리내린 나무와 같고, 속임수를 계속 행하면 시체와 다를 바가 없다.
흙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중심이 있고 거짓이 없는 사람이라면 능히 일을 논의할 수 있다.
<참전계경>은 우리나라의 소중하고 훌륭한 ‘천서’(天書)다. 참전계경은 한웅시대 때부터 시작하여 단군조선(BC 2333년)에서 이어받아 마지막 단제(檀帝)이신 제47대 고열가(高列加, 古列加) 단제(BC 295~238년)까지 전한 것이다. 그 후 고구려 9대 임금인 고국천왕(故國川王) 때 재상 을파소(乙巴素)가 8훈(訓) 5사(事)를 중심으로 366가지 지혜를 백성들에게 가르친 것을 <신지>(神誌)에 기록한 것이다.
‘익심’은 마음을 바로 쓰고 바른 행동을 하라는 말씀으로 정각정행(正覺正行)을 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인 팔정도(八正道) 같은 뜻이라는 생각이다. 팔정도는 서가모니 부처님이 기원정사(祇園精舍)에 계실 때, 문득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던 기억을 떠올려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내용이다.
“제자들이여! 어떤 사람이 인적이 드문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옛사람들이 걸어 다녔던 아름다운 길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길을 따라 가보았더니 그곳에는 아주 오래된 성이 있었다. 성 주변에는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고 연못에는 연꽃이 드리워진 아주 훌륭한 옛날의 도시였다.
그는 그 숲을 빠져나와 그 나라의 왕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신하들을 시켜 다시 그 성을 복원하도록 명령을 하였다. 그 성이 다시 세워지자 그 사실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어 살기 시작했고 그 도시는 다시 눈부시게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자들이여! 옛 사람들이 깨달음의 길을 갔던 것처럼 나도 깨달음의 아름다운 옛길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성스러운 ‘여덟개의 바른 길’이다. 이것을 ‘팔정도’라 한다. 제자들이여! 나는 그 길을 따라가서 인간의 늙음과 죽음을 알게 되었으며 늙음과 괴로움이 어디서 오는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어떻게 늙음과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것을 알게 되자 많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팔정도! 이 길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널리 퍼지고 번성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팔정도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난 뒤 결심한 ‘다짐’인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인간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이기도 하다. 팔정도를 요약해 본다.
첫째, 정견(正見). 올바른 사고와 견해를 지니는 것을 이르며, 사성제(四聖諦, 苦·集·滅·道)의 네 가지 진리로 안다.
둘째, 정사유(正思有). 올바른 생각을 하여 번뇌와 화내는 일이 없게 한다.
셋째, 정어(正語). 거짓말, 폭언 등을 하지 않고 오직 올바른 말을 제대로 행한다.
넷째, 정업(正業). 살생, 도적질을 하지 않고 항상 인간으로서 바른 행실을 하여 업(業)을 만들지 않는다.
다섯째, 정명(正命). 자신의 분수와 도리에 맞게 의식주를 행하고, 항상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여섯째, 정정진(正精進). 착한 행동을 실천하기 위한 올바른 노력을 뜻한다.
일곱째, 정념(正念). 밖으로 향해 있는 나쁜 생각이나 사념(邪念)들을 안으로 끌어 모아 한 곳에 집중시켜 어떤 일에도 항상 올바른 생각을 한다.
여덟째, 정정(正定). 네 종류의 선(禪)을 실천하여 오직 정신을 하나로 모아 통일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