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왕국’ 부탄은 변신중···’커피’ ‘햄버거’ ‘파스타’ 등 서양식 열풍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부탄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은둔의 왕국’이라 불릴 만큼 외부와 교류가 많지 않은 부탄에 서양식 카페가 도시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 팀부에서는 남녀노소 모두 카페에 모여 차와 함께 수다를 즐기는 모습이 이제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청년 뿐 아니라 장년층들도 카페를 자주 찾는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부탄 국민들이 점차 외국 문화에 익숙해짐에 따라, ‘은둔의 왕국’이 점점 개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학을 갓 졸업한 두 청년이 2014년 창업한 카페 ‘야미스’(Yummies)가 눈길을 끈다. 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야미스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도 꽤 많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카페에서 부탄 전통음식 ‘호엔띠’(hoentey, 일종의 만두)와 따뜻한 커피를 함께 마시면 아주 그만이라고 한다. 다소 의외의 조합이지만 맛이 썩 괜찮아 카페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카페 주인 쏘남 소모와 치어링 쵸덴은 카페 창업 이유에 대해 “매년 늘어나는 대학 졸업생들은 도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기 원하지만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며 “평소 요리와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 우리는 취업 대신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매일 분주한 하루를 보내지만 이들은 “상사의 간섭 없이 일하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창업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야미스에서 10분 떨어진 곳에는 또다른 명소 띠자 카페(Thija Caf?)가 있다. 이제 생긴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가게지만 인기는 다른 곳 못지 않다. 특히 관광객들과 장년층에게 인기가 많은 이 카페는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으로 많은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아이스크림, 페이스트리 빵을 맛볼 수 있다.
니마 왕추크 카페 매니저는 “장년층도 꽤 많이 찾아오는 편”이라며 “친절한 서비스에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카페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팀부에서는 어디에서나 밀크티, 마살라 차 등을 즐기는 새로운 차문화가 생겨나고 있다”고도 했다.
그 외에도 팀부 최초의 카페 ‘스위스베이커리’(Swiss Bakery)부터 작은 도서관에서 차와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엠비언트 카페(Ambient Caf?), 아트 카페(Art Caf?)까지.
부탄의 국민들은 지금 카페와의 사랑에 푹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