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 녹인다···2050년 티베트 빙하 3분의2 사라질 것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세계의 지붕’(the roof of the world), 티벳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세계는 반드시 티벳을 주목해야한다. –?‘빙하연구가’ 웬델 탕본
세계 ‘최고’(最高)이자 ‘최대’(最大) 고원이라 알려진 티베트 고원엔 무려 4만6천개 빙하가 존재한다.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 빙하들이 연간 7%씩 녹고 있다. “이 속도가 지속된다면, 2050년엔 티베트 3분의2?가량의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티베트 고원을 덮고 있는 영구동토(凍土)도 지난 10년동안 10%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 여름 발생한 폭염 때문이다. 티베트 고원의 평균 온도는 1.3도 가량 올랐다. 이는 세계 평균 기온 상승 속도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티베트 고원의 동토가 줄어들면서, 얼어 있던 땅속의 탄소가 밖으로 배출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로브상 산게이(Lobsang Sangay) 티베트 자치구 의원은 “영구동토의 해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 증가로 세계 생태계가 영향을 받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중국 당국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영국 <가디언>을 통해 밝혔다.
최근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티베트 고원의 해빙에 대해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다. 2011년 제12차 5개년 계획에서 중국은 티베트 지역 댐 건설을 확장할 것이라 밝혔다. 로브상 산게이 의원은 “중국은 이미 티베트의 주요 강들에 댐 건설을 마쳤다”며 “댐 건설을 확장하면, 티베트 고원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의 티베트 유목민 강제 이주 정책도 티베트 고원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티베트 유목민들은 고원 토지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티베트 고원에 살고 있는 유목민들을 강제로 쫓아냈다. 이에 따라 2백만명의 유목민들이 티베트 고원을 떠나 주변 도시에 정착했다.
심각해지고 있는 티베트 고원의 변화에, 전문가들은 오는 12월 개최되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1)에서 티베트 고원을 주요 의제로 다뤄야한다고 주장한다. 티베트 고원은 세계기후변화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고 있는 곳인 동시에, 동토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세계기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또한 “티베트 고원은 반드시 보호받아야한다. 이는 비단 티베트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전세계 생태계를 지속하기 위한 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