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시스’ 인수···연합뉴스와 통신시장 ‘양강구도’
머니투데이(머투)가 최근 뉴스통신사 뉴시스를 인수함에 따라 한국언론의 지형에 일정한 변화가 올 전망이다.
1999년 한국일보의 대표적인 경제통 기자였던 고 박무씨가 주도해 금융·증권 인터넷매체로 출발한 머투는 경제신문(머니투데이), 방송(MTN), 통신(뉴스1), 주간지(머니위크), 정보미디어(더벨), 연예콘텐츠(스타뉴스), 스포츠콘텐츠(OSEN 지분 매입) 등으로 외형을 확장하며 짧은 기간에 중견 미디어그룹으로 발돋움했다.
머투 홍선근 회장은 최근 이백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전문경영체제를 강화한데 이어 협상 3년만에 뉴시스를 인수함으로써 연합뉴스와 뉴스통신 시장을 놓고 일전을 치를 준비를 마친 것으로 언론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15일자 <기자협회보>의 관련보도 전문이다. -편집자
머니투데이(머투)가 지난 10일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를 인수했다. 머투는 구체적인 지분 규모와 인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머투가 100억원 이상 주고 뉴시스 주식 51% 안팎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머투의 뉴시스 인수에 따라 뉴스통신시장은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 뉴시스와 뉴스1을 계열사로 둔 머투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뉴시스 노조 관계자가 “인수 후보군에도 없던 머투가 갑자기 나와 당황했다”고 말할 정도로 머투의 뉴시스 인수는 예상 밖이었다. 장재국 뉴시스 고문은 자신이 대주주인 광릉레저개발(광릉CC) 채권은행에 담보로 맡긴 뉴시스 주식 36%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다각도로 자금 조달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3자 매각 데드라인(7월9일)이 다가오고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장 고문은 서울경제, 경제투데이 등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였다. 장 고문과 대척점에 선 이종승 뉴시스 회장은 채권은행이 제3자 매각을 추진하면 지분 인수에 나설 채비였다.
계약서 문구를 조율할 정도로 인수에 근접했던 언론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 고문의 선택은 머투였다. 장 고문은 최근 뉴스1 인사들과 만나 “다른 언론사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손해를 보고 머투에 팔았다. 머투와 뉴스1은 한국일보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이 일하는 곳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투는 채권은행 보유지분 36%에 법률방송이 보유한 실물주식 14% 등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7월 머투는 뉴시스 인수를 추진했다. 그해 5월 민영통신사 뉴스1을 설립했던 머투는 뉴시스를 인수하면 두 회사를 합병할 계획이었다. 당시 장 회장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까지 치렀으나 장 회장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서 합병은 무산됐다.
머투는 장 회장을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법원에 뉴시스 지분 66.75% 양도소송을 제기했다. 장 회장은 소송에서 패소해 수십억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고, 장 회장의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측근들의 재산도 가압류됐다.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머투에 뉴시스 지분을 넘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관심은 이미 민영통신사 뉴스1을 소유한 머투가 또 다른 민영통신사 뉴시스를 왜 인수했느냐에 모아진다. 뉴스통신시장에서 우월적 지위인 연합뉴스와 그에 맞선 뉴시스의 꾸준한 성장에 후발주자인 뉴스1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는 지난해 매출 151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을 올렸고 설립 4년차인 뉴스1은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투는 뉴시스와 뉴스1을 독자적인 경영체제로 각각 전문화 해 나갈 방침이다. 당장 통합할 여건이 안되는 만큼 각각 경영하면서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머투 도영봉 전무는 “실사를 통해 뉴시스 상황을 파악한 뒤 뉴시스와 뉴스1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2~3년 안에 합병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공조체제를 유지해 수익 구조를 만들면서 지방본부 문제 등을 해결한 뒤 자연스럽게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합뉴스가 바짝 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합뉴스 한 관계자는 “머투의 뉴시스 인수가 뉴스통신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회사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며 “머투는 뉴시스와 뉴스1을 독자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통합은 시간의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뉴시스 인수는 온라인 뉴스시장에서 머투의 영향력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99년 금융·증권 인터넷매체로 출발한 머투는 경제신문(머니투데이), 방송(MTN), 통신(뉴스1), 주간지(머니위크), 정보미디어(더벨), 연예콘텐츠(스타뉴스), 스포츠콘텐츠(OSEN 지분 매입) 등으로 외형을 확장하며 중견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했다.
미디어업계 한 관계자는 “머투의 뉴시스 인수는 뉴스통신시장만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뉴스1에 뉴시스의 인력과 콘텐츠, 머투의 자본력이 합해진다면 온라인 뉴스시장에서 머투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관건은 콘텐츠 경쟁력이다. 실시간으로 수만꼭지의 뉴스가 쏟아지는 온라인에서 콘텐츠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미디어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신문과 방송, 통신사 구분이 없는 미디어지형에서 온라인에서 영향력은 수익으로 직결된다”며 “머투의 전략이 이 지점에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