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블레어 전총리, 중동서 역할 확대 모색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미국 이스턴에 위치한 라피엣대학교에서 강연중인 모습. <사진=AP>

FT “최악 英-UAE 관계개선에 적임”···”2003년 이라크 침공 앞장으로 이라크사태 악화 비판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24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중동지역에서 자신의 역할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블레어 전 총리가 중동지역에서 막후사업 중개나 정치 중개인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려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개인 사무실을 여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블레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구단주이자 반(反)이슬람 성향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친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아부다비의 국부펀드 가운데 하나인 무바달라 고문으로도 활동해온 블레어는 23일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한 혐의로 기소된 <알자지라> 기자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이집트의 반이슬람성향 지도자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이집트 군부가 선거를 통해 선출된 무슬림형제단을 몰아내고 집권한 것을 두둔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블레어의 아부다비 사무실 설치와 관련해 그의 주변에선 “기존에 카자흐스탄이나 루마니아 등과 체결한 국가경영 관련 자문서비스를 위한 것”이란 관측과 “산유 부국인 걸프지역과 다른 지역과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는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블레어는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자문회사인 TBA의 중동지역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측근들은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003년 미국 등 서방의 이라크 침공 당시 영국총리였던 블레어에게는 당시 미국을 도와 이라크 침공의 선두에 섰던 ‘그림자’가 따라다니고 있다. 최근 영국 내에서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것이 현 이라크 정정불안의 원인이 됐다”는 블레어 비판 목소리가 있으며, 블레어는 이에 반박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 신문은 “무슬림형제단과 연계된 UAE 단체 조직원의 영국 망명 등을 둘러싸고 영국과 UAE의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UAE 지도부와 가까운 블레어의 존재는 더욱 가치가 높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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