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찬 소설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1회

    ④ 라오스의 별 “책임자가 누군가?” 이튿날 오전, 강 전무가 피트니스 건물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날의 사고 이후 잔뜩 예민해져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기준이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스파 시설은 이상이 없었잖아?” 기준은 뒤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 있는 직원들에게 물었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스위치를 눌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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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0회

    “사람이 떨어졌다!” 기준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정신없이 내달렸다. “어디야, 어디?” “피트니스센터 2층입니다!” 개관을 불과 일주일 앞둔 날,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실내에 러닝머신을 배치하던 중 열어놓은 창문으로 몸을 내놓은 채 무리하게 기계를 밀어보려다 발을 헛디딘 것이다. 바쁜 마음에 저지른 사소한 실수였다.? 피트니스센터 건물 앞에 벌써 많은 직원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루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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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9회

    ③ 매트릭스 “변전실 직원 한 명이 퇴사한 것 같습니다. 벌써 일주일 째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기준이 강 전무에게 보고했다. “이유가 뭔가?” “일을 감당하기 힘들었나 봅니다.” 이어지는 야근과 타 부서와의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던 직원이었다. 그는 작업장을 ‘일 지옥’이라고 말한 뒤 모습을 감추었다. “변전실 업무에는 얼마나 차질이 생길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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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8회

    일정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주말에도 편히 쉴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상시적으로 스트레스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으니 작은 긴장도 갈등으로 비화되기 십상이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전부터 객실과 레스토랑 등을 담당하고 있는 개별 부서와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있는 시설부와의 사이에 불협화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완벽한 임무 수행이 지상과제로 떠오르면서 시설부 사무실의 전화가 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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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7회

    ② 라오 프로그램 “총지배인님,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따가운 햇볕이 비껴간 오후, 방갈로 공사장에서 기준은 모처럼 총지배인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건강? 허허.” 총지배인은 뜬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마치 그날 있었던 일을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라는 듯 기준을 외면했지만 낯빛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는 지금도 틈만 나면 원주민마을의 비밀 숙소에서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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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6회

    “나는 친구를 사귀거나 관광을 하러 온 게 아닙니다. 이곳을 라오스 최고의 리조트로 만들기 위해 온 것입니다.” 강 전무가 부임 자리에서 내뱉은 일성이었다. 주요 직원들과 정식으로 대면하는 자리에서 그는 짤막하게 말했다. 곧이어 각 부서의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강 전무는 고개를 끄덕이며 쓱쓱 메모해나갔다. 브리핑이 끝나자 그는 직원들의 얼굴을 한 바퀴 훑고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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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토료지 칼럼] 김정은, 미·중 경쟁 속 실리추구

    아시아엔은 오는 11월11일 창간 3돌을 맞습니다. 그동안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시아엔은 창간 1년만에 네이버와 검색제휴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제휴 이전 기사는 검색되지 않고 있어, 그 이전 발행된 아시아엔 콘텐츠 가운데 일부를 다시 내기로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얼마 뒤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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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5회

    2부 ① 리베로와 포드 라오스에 온 뒤로 아침잠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바뀐 환경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 오전 6시에 눈을 떠 리조트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일찍 출근한 직원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바게트 빵과 라오 커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시계를 보면 8시가 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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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4회

    “환자들. 어디 있죠?” 루앙과 함께 건물로 들어서던 안젤라가 기준과 마주쳤다. 그녀는 일행이 눈치 채지 못하게 기준의 손을 살짝 잡아주었다. 기준은 직원들이 쉬고 있는 임시 병실로 안젤라를 안내했고 그녀는 곧바로 진료를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있던 환자들은 흰 가운을 입은 안젤라의 손길이 닿자 하나 둘 평온을 찾아갔다.? 그때 누군가 방으로 들어섰다. 총지배인이었다.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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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3회

    ③삶의 세 기둥 회장과 수행임원들이 떠나자 리조트 일대를 휩싸고 있던 긴장감도 쏭 강의 새벽안개처럼 일시에 사라져버렸다. 그 대신에 평온한 일상이 재빠르게 찾아들었다. 총지배인의 호통소리가 줄어든 것 외에는 주의를 끌 만한 변화도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고 사람들은 어느 새 제각각 예전의 습관으로 복귀했다. 물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 밤이 지나고 동이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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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2회

    이튿날, 드디어 본사의 임원들과 회장이 도착했다. 그들을 맞는 자리에서 기준은 뜻밖의 인물을 발견했다. “아니, 사장님!” 기준이 서번트 투어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동안 묵묵히 지지를 보내준 사장이었다. 또한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기준이 대대적인 기업봉사 활동의 필요성을 역설하자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행 지시를 내린 장본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의 종합 레저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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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1회

    기준은 점점 일하는 기계처럼 변해갔다. 휴식은커녕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뛰었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도 그는 불을 끄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궁리를 해보아도 역시 절대시간이 부족했다. 기준은 회장의 방문 날짜에 맞춘 최종 점검표를 다시 확인해보았다.? ‘D-5 환기 시스템이 정상화, D-4 바 천정 누수 문제가 해결, D-3 스위트룸 바닥 공사가 마무리,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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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0회

    ④ 혼돈 시공회사의 보수공사 팀이 오기로 한 날. 이른 아침, 기준은 코끼리 사육장이 보이는 방갈로 공사장에 나와 앉았다. 일과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강 건너 산기슭에는 구름과 안개가 경계를 없앤 채 남쪽으로 천천히 흩어지고 있었고 가까운 물 쪽으로는 길고 좁은 나무배 몇 척이 미끄러지듯 소리 없이 움직이며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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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9회

    ? “여기 사람들, 사실은 대부분 실향민들이에요. 원래는 지금 그 리조트 자리에 살던 사람들이죠. 거기 있던 재래시장이며 원주민들 모두 뿔뿔이 흩어졌어요. 왕위앙이 개발될수록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겠죠.” 리조트 개발로 인해 순식간에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 그 일로 등을 돌린 조카와 외숙부, 그리고 쫓겨난 사람들과 함께 사는 안젤라……. 그녀와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기준의 머릿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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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8회

    ③오래된 꿈 루앙이 표시해 놓은 산간마을은 대략 위앙깜과 남밍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공식 지도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국도에서 갈라진 오르막 샛길로 이십 여 분을 들어가자 지척에서 개 짖는 소리와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이런 곳에 마을이?’ 숲속에 마을이 있었다. 아니,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쥬로우(竹樓)라 불리는 기둥 위의 전통가옥들이 숲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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