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상

시인
  • 사람

    [추모]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자주 통일의 그날까지”

    권오헌 부고 당신이 양심수였지만당신이 통일운동가였지만양심수후원회장이셨던양심수들의 아버지권오헌 당신은 겨우초등학교밖에 못나왔지만당신의 신념과 실천은언제나 검은 얼굴 반짝이며맨 앞에서 양심의 자유를 외쳤던권오헌 분단된 한반도 허리 철망을무쇠낫으로 척척 걷어내고 싶었던유신시절 남민전 사건으로옥고를 치루면서도당신의 옹골찬 투쟁의 눈빛은더욱 빛났다 오직, 세상에서 온몸으로 배우고온몸으로 실천한 단순한 삶을돌맹이처럼 살다가 돌맹이 하나를 우리들 가슴 속에던지고 떠났다 그대, 잘 가시라 권오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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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추모] “넝마주이도 구도자도 혁명가와도 같던 송기원 형…바람 타고 오가던 영혼”

    송기원 작가와 고물을 줍다 내가 넝마공동체 초대 총무를 할 때 일이다. 윤구병 교수를 통해 한두 달 밑바닥 삶을 체험해보겠다고 연락이 와서 송기원 형과 1987년 대치동 영동5교 다리 밑에서 한 달간 같이 넝마주이를 했던 적이 있다. 새벽에 일어나 리어카에 대나무 추렁을 싣고 서너 시간 대치동 골목골목 누비며, 빈 박스, 소주병, 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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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시와 음악] ‘대나무숲’ 송경상

    대나무숲에는 바람이 분다 대나무는 마른 줄기를 흔들며 바람이 불기 전 바람을 생각하고 바람이 멈추기 전 고요를 생각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바람이 불면 대나무는 더욱 꼿꼿하게 모든 바람을 보내며 숲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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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나무15’ 송경상

    나무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 해에 나이테 하나만큼씩만 큰다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뚜벅뚜벅 한 해에 나이테 하나씩은 꼭 만든다 두 개를 꿈꾸지도 한 해를 거르지도 않는 느티나무 아래서, 나는 담배 한 대를 물고 쏜살같이 서울로 가는 KTX를 바라보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장화를 싣고 논물을 보러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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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물구나무서기’ 송경상

    두 팔을 짚고 가볍게 한 발로 차올라 구름 낀 하늘과 땅을 바꿔 놓는다 반도를 가로질러 장백산 너머 만주 벌판까지를 두 팔은 떠 받치고 있지만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은 하늘이 아닌 빈 공중일 뿐 우리가 지금까지 머리 위에 이고 살아 온 것이 허공일 줄은 몰랐다 팔에 저려오는 무게만큼이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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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저울에 올라서서’ 송경상

    내 어깨에 가해지는 물렝이의 무게는 내 삶의 무게보다도 더 무거워 다리가 후들후들 금방 주저앉을 것만 같지만 나는 버틸 수 있어 차라리 쓰러지더라도 내가 지금, 감당 못할 만큼 무거웠음 좋겠어 그래야만 나도 처자식 데리고 고기라도 한 근 실컷 먹어보게 가난이 짓누르는 무게에 비하면 이건 너무 가벼워   물렝이: 플라스틱 종류를 통칭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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