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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세계시민으로 사는 법…방글라데시에서의 깨달음
오준 이사장이 방글라데시 브라마푸트라 강 유역의 한 ‘쫄’에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으로 세워진 보건소를 방문해 관계자들 얘기를 경청하고 있다. [아시아엔=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경희대 석좌교수, 전 주유엔 대사] 2개월 전, 나는 방글라데시 북부 랑푸르 지역의 세이브더칠드런 사업장을 방문했다. 랑푸르는 방글라데시의 북쪽 끝에 자리 잡은 지역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이 모자보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브라마푸트라 강이 굽이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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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특별기고] 출구 없는 로힝야 난민촌 ‘콕스바자’
[아시아엔=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전 유엔대사] 지난 8월 콕스바자의 로힝야 난민촌에서 만난 아이들은 모두 둥글고 큰 눈이 인상적이었다. 세계의 다른 어느 곳에서 만난 아이들과도 다르게, 어른과 눈 마주치는 걸 피하려는 기색이 없고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을 떼지 않고 계속 쳐다본다. 자기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다.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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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이 만난 천재 피아니스트 유예은
[아시아엔=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전 UN대사] 예은이를 만난 것은 주 싱가포르 한국 대사로 근무하던 2010년이었다. 처음 말을 건넸을 때 예은이는 나를 향해 얼굴이나 몸을 돌리지 않고 내 목소리를 들으려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는 몰랐지만, 태어날 때부터 안구 결함으로 보지 못하고 청력에 의존한 것이다. 선천성이 많은 청각장애와 달리,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살다가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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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소크라테스·미켈란젤로·최영 장군 공통점은?
[아시아엔=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 전 주유엔대사] 나는 어릴 때 북촌의 일본식 가옥에서 태어나 26년간 살았다. 중학생이 된 이후 지낸 2층의 다다미 방은 우리나라 겨울에는 맞지 않아서 늘 추웠던 기억밖에 없다. 그 방의 창문을 열면 서울 시내 맞은편의 남산이 손에 잡힐 듯 보였다. 아직 교통 혼잡이 없던 때라서 서울은 조용하였고, 비오는 밤 같은 때는 서울역의 기차 기적소리가 들렸다. 학생 시절 한밤에 멀리서 들리는 기적소리는 가슴 속에 뭉클하고 감성을 자극해서 잠 들기 어렵게 했다. 누군가 저 기차를 타고 머나먼 미지의 세계로 떠나겠구나 하고 센티멘털해지면 라디오에서 나오는 모든 음악이 눈물을 고이게 했다. 기적소리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던 감수성은 나이가 들수록 무뎌졌다. 이성과의 만남에 가슴 뛰던 낭만도, 외국에 나가 이국적인 분위기에 들뜨던 흥분도, 친구들과 밤늦게 술을 마시며 세상 모든 일을 아는 것처럼 떠들던 치기도, 나이가 들면서 거짓말처럼 점점 사라진다. 의학적으로도 중년을 넘어서면 신체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니까,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도 쇠퇴하는 게 당연할 일 같다. 그래도 무뎌지는 감수성이 서글프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역발상을 해서 감수성이 떨어짐으로써 생기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 본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신체 기능과 감각은 다른 모든 생명체와 다르지 않다.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우리는 개체로서 생존하기 위해 음식을 먹고, 종족으로 생존하기 위해 짝짓기를 한다. 우리가 타고 난 본능은 배가 고프면 먹는 게 제일 중요하고, 성장하면 이성을 만나 짝짓기를 하는데 집중하도록 요구한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신이 우리에게 그런 본능을 주었다고 할 것이고, 종교가 없으면 생명의 진화를 통해 그렇게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어쨌든 인간이 본능을 거부해서 먹지 않거나 짝짓기를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면 인류는 멸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두뇌가 발달한 인간은 그러한 원초적 본능을 단순히 먹고 짝짓기 하는 용도를 넘어 여러 가지 오락과 예술로 승화시켰다. TV의 수많은 먹방과 멜로드라마가 왜 인기가 있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학자들은 우리 신체의 기능과 감각이 생명의 사이클에 맞게 되어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민감한 감각이 필요하지 않게 되니까 자연히 없어진다고 할까. 과거에는 생물학적 기능과 감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남은 여생이 길지 않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달라졌다. 1960년 52세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이제 80세를 넘어섰다. 무뎌진 감각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그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감각을 유지하려고 하는 대신, 오히려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젊었을 때 넘치는 성적 충동 때문에 이성과 함께 동료로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방해물이 없어지는 셈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도 너무 빠지지 않으면서 적당히 즐길 수 있다. 친구들과 술을 마셔도 약간 흥분하고 즐기는 선에서 치기를 다스릴 수 있다. 젊었을 때는 ‘적당히 즐긴다’는 표현 자체가 이해되지 않아서 나중에 후회할 실수를 종종 경험해 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금방 안다. 다시 말하면 나이가 들면서 감각에 지배되지 않고 내가 감각을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어난 수명으로 과거보다 훨씬 긴 시간을 ‘통제 가능한 감각’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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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5·18 40주년 기획전’ 화가 김근태와 장애인의 인권
[아시아엔=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전 장애인권리협약 의장, 전 유엔대사] 김근태 화백을 실제로 만나기 전에 그의 그림을 먼저 보았다. 2015년 봄, 필자가 유엔 대사로 뉴욕에 근무하면서 장애인권리협약 의장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다. 함께 일하는 담당관이 우리나라 목포에서 활동하는 화가 한 분이 지적장애인들을 작품으로 그리는데, 유엔에서 전시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지만 적절한 계기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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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오준 대사의 쓴소리···“듣기 싫은 말 들어야 성숙한 사회”
[아시아엔=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전 유엔대사] 1970년대에 학교를 다닌 세대는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아직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하던 시대에, 좋게 보면 정부가 국민을 계도하려 하였고, 나쁘게 보면 독재체제를 옹호하려고 한 것이다. 아무튼 그런 시대는 지났다. 이제 민주주의가 정착된 지도 30년에 가까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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