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복불복(福不福)’…”영구야, 네 인생은 광이었니, 꽝이었니?”

“영구야, 네가 받아 든 패가 광이든 꽝이든, 끝내 삶의 틈을 막아낸 어깨였기를…” <AI 생성 이미지>

딱!
“에라, 모르겠다. 볶을복이다!”
어릴 적 골목의 먼지 속에서
옆집 아이 영구의 목소리가 문득 들려온다

영구야
네 인생은 광(光)이었니, 아니면 꽝이었니
딱지를 그리 잘 따던 손으로
거친 세월의 모서리도 능숙하게 뒤집으며 살았니

살다 보면 테스 형을 불러 신세를 늘어놓고 싶을 때도 있지만
빈손으로 돌아서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제 운명을 사랑하라던 니체,
부조리와 끝내 마주 섰던 카뮈,
사랑과 신앙의 길을 물었던 톨스토이
그리고 예술 속에서 잠시 삶의 고통을 달래던 쇼펜하우어까지

문득 책장을 넘기면
유관순 누나, 안중근 의사, 이육사 시인처럼
제 목숨보다 더 큰 뜻을 품고 어둠을 건너간 이들도 떠오른다

영구야
동화 속 소년은 작은 손가락 하나로 둑의 틈을 막았다지
너도 이 부조리한 세상의 틈새를 네 단단한 어깨로 받치며 살아왔니?

네가 받아 든 패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위에 네 손으로 새겨 놓은 무늬만큼은
꽝도 광도 아닌
한 편의 예술 작품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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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에모리대 명예교수,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대한소아뇌종양학회 초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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