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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영관 세 번째 시집 ‘인간 영관 사용법’…말 대신 시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

부제 ‘시가 된 혼잣말’…’아시아엔’에 꾸준히 작품 발표한 시인의 새로운 도전

김영관 시집 <인간 영관 사용법-시가 된 혼잣말> 표지

“세상에 나는 펜으로 소리친다. 세상아 같이 가자고.”

지난 10월 3일 <아시아엔>에 발표한 김영관 시인의 ‘적어 내려간다는 건’에 담긴 구절이다. 말로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운 시인에게 글쓰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언어다.

김영관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인간 영관 사용법-시가 된 혼잣말>(해조음)을 10월 30일 펴냈다. 2020년 첫 시집 <시에는 답이 없어 좋다>, 2024년 두 번째 시집 <느림보 달리다>에 이어 자신의 이름을 제목에 내세운 새로운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129쪽 분량으로,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인간 영관 사용법’이라는 표현에는 자신을 하나의 인간으로 마주하고 이해하려는 시인의 태도가 엿보인다. 부제 ‘시가 된 혼잣말’은 그가 오랫동안 이어온 창작활동의 성격을 함축한다.

김영관은 공군 복무 중이던 스물한 살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병변 장애를 얻었다. 한때 요리사를 꿈꿨지만 사고 이후 그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말과 움직임이 불편해진 그는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시는 세상과 연결되는 소중한 통로가 됐다.

그가 쓴 시에는 특별한 수사보다 일상에서 길어 올린 언어가 많다. 슬픔과 분노, 외로움,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꾸밈없이 드러난다.

2022년 <아시아엔>에 발표한 ‘평범하게’에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걷고 말하며 살아가는 일이 자신에게 얼마나 절실한 꿈인지 고백했다. 평범함이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 작품이다.

2024년 두 번째 시집 <느림보 달리다>에서는 자신의 느린 걸음을 삶의 태도로 바꾸었다. 빨리 달리지 못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다짐이었다.

2025년 발표한 ‘내 책상’에는 시인의 일상이 담겼다. 아버지가 몸의 움직임에 맞게 배치해 준 책상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창작의 공간이자 삶의 동반자다. 사물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김영관 시 특유의 따뜻함을 드러낸다.

올해 4월 발표한 ‘때때로’에서는 사람마다 모습과 생각, 행동이 다르지만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같다고 노래했다. 자신의 고통에서 출발한 시선이 타인의 삶과 행복으로 넓어진 것이다.

김영관은 불교 문화예술 모임 ‘보리수아래’ 회원으로 시 창작과 낭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엔>의 ‘오늘의 시’에도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하며 독자들과 만나왔다.

그의 작품을 읽을 때 주목할 것은 장애를 극복했다는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로는 좌절하고 화를 내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 솔직함이 시의 힘이다.

세 번째 시집 <인간 영관 사용법>은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에 설명하려는 시인의 새로운 시도로 읽힌다. 그가 시를 쓰는 이유는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으로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말보다 글이 더 자유로운 사람, 느리지만 꾸준히 시를 쓰는 사람. 김영관은 이번에도 자신의 속도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인간 영관 사용법>은 해조음에서 출간했으며 정가는 1만2000원이다.

2023년 8월 만해마을에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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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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