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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병준 두 번째 시집 <드론 날다>…43년 기자의 ‘의기’, 죽음 넘어 발견한 삶의 ‘온기’

기자는 세상을 기록하고 시인은 세상 너머를 바라본다. 43년 동안 취재 현장을 누볐던 안병준 전 한국기자협회장이 두 번째 시집이자 산문집 <드론 날다>(경일문화사)를 펴냈다. 2014년 첫 시집 <무악재 부근> 이후 12년 만이다. 기자의 치열한 시대의식과 시인의 깊어진 생사관이 한 권에 담겼다.

책은 5부로 구성됐다. 1~2부에는 최근 발표한 시 100여 편 가운데 고른 작품을, 3~4부에는 첫 시집의 작품들을 수록했다. 5부에는 대학 시절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써온 칼럼과 산문을 담았다. 시와 산문을 함께 읽으며 한 언론인의 삶과 정신적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표제작 ‘드론 날다’는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시인은 드론을 타고 갠지스강 위를 날며 자신의 마지막을 상상한다. 가족이 준비한 장작더미를 바라보고, 갠지스강과 요르단강을 통해 육신의 소멸과 영혼의 여정을 그린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삶을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가 두드러진다.

그에게 죽음은 관념이 아니다. 중증 코로나19와 폐렴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긴 뒤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2025년 4월 재산에서 자신의 이름을 뺀 경험은 시 ‘공(空)’으로 이어졌다. 소유를 내려놓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이 간결한 시어에 담겼다.

안병준의 시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의 기자 인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는 서울신문 기자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했고, 1987년 서울신문 언론자유 선언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제31대 한국기자협회장으로 기자 사회의 자정과 개혁에 힘썼으며 이후 내일신문 편집국장을 지냈다.

아시아엔은 2022년 그의 언론인 회고록 성격의 연재 <언론나그네 43년>을 12차례 소개했다. 그는 그 글에서 군사정권 시절 언론자유를 위해 싸웠던 경험뿐 아니라 전두환 찬양 기획기사에 참여했던 자신의 과오도 숨기지 않았다. 1987년 조영래 변호사와 권인숙을 만났던 기억, 5·18 광주 취재, 기자협회장 활동과 언론개혁의 좌절까지 기록했다.

그러한 자기성찰은 시에서도 이어진다. 아시아엔이 2023년 소개한 시 ‘무악재 부근’에는 서대문형무소와 아버지의 기억, 통일을 향한 소망이 담겼다. 첫 시집의 역사적 감수성이 두 번째 책에서는 죽음과 가족, 용서와 감사로 확장됐다.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는 안병준의 시에 대해 낮은 현실과 높은 정신이 소통하는 지점을 발견하는 남다른 눈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안병준은 책을 펴내며 금혼을 맞은 아내 박영지와 두 아들 가족, 오랜 벗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평생 기자로서 세상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던 의기(義氣)는 이제 타인의 삶을 보듬는 온기(溫氣)와 만난다.

<드론 날다>는 한 기자의 회고이자 한 시인의 작별 연습이다. 그러나 그 작별에는 체념보다 감사가, 허무보다 생을 향한 애정이 짙게 배어 있다.

‘드론 날다’의 저자 안병준(오른쪽)과 서예가 이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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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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