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칼럼

[김서권 칼럼] 영을 분별하라, 시대를 깨우라…거짓의 빛을 넘어 생명의 복음으로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의 〈성 마태오의 소명〉(1599~1600).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세리 마태오를 향해 예수 그리스도가 손을 내밀고, 한 줄기 빛이 사람들의 얼굴을 비춘다. 어둠에서 진리의 빛으로 나아가는 영적 각성의 순간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로마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소장.

세상은 눈부시게 밝아졌으나 사람의 영혼은 더욱 어두워졌다. 지식은 넘쳐나는데 진리를 잃었고, 종교는 화려해졌는데 생명을 잃었으며, 교회는 커졌는데 십자가는 작아졌다. 사람들은 기적을 찾아 헤매지만 정작 기적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를 잊었다. 성령을 말하면서 사람을 높이고, 하나님을 부르면서 자신의 왕국을 세운다.

아, 이 시대여! 무엇이 성령이고 무엇이 미혹인가.

성령은 사람을 숭배하게 하지 않는다. 성령은 오직 그리스도를 나타내신다. 성령은 영혼을 속박하지 않고 죄와 사망에서 해방하신다. 성령은 두려움을 팔지 않는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생명을 살리신다.

그러나 미혹의 영은 교묘하다. 거짓을 진리처럼 꾸미고, 탐욕을 축복이라 부르며, 교만을 영적 권위로 포장한다. 사랑의 얼굴로 다가와 분열을 심고, 빛의 옷을 입고 영혼의 눈을 가린다. 가장 두려운 어둠은 어둠을 어둠인 줄 모르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종교적 언어와 영적 현상을 접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사람을 현혹하는 능력과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역사는 분별해야 한다. 성령의 역사는 사람을 그리스도께 인도하지만, 미혹의 영은 사람을 사람에게 종속시킨다. 성령은 진리 안에서 자유를 주지만, 미혹의 영은 두려움과 맹종을 통해 영혼을 억압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보다 영을 분별해야 한다.

사도 베드로는 성령이 임하면 권능을 받고 땅끝까지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사도 요한은 모든 영을 다 믿지 말고 하나님께 속했는지 시험하라고 경고했다. 사도 바울은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빛을 보지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 말씀들은 오늘의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살아 있는 경고다.

교회의 규모가 커졌다고 영적 생명이 풍성해지는 것은 아니다. 종교적 행사가 많아졌다고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커질수록 오히려 그 중심에 누가 서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스도가 아니라 사람이 높아지고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화려한 종교적 활동이라 해도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어둠으로 끝나지 않았다. 하나님은 창세기 3장 15절에서 여자의 후손을 통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실 것을 약속하셨다. 그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

십자가는 사탄의 권세를 이긴 승리의 선언이며, 부활은 사망의 문을 깨뜨린 생명의 아침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단순한 종교적 사건이 아니다. 죄와 사망 아래 놓인 인간에게 새로운 생명의 길이 열렸다는 복음의 핵심이다. 성령께서는 바로 이 그리스도를 증언하신다. 성령의 역사는 사람의 이름을 높이는 데 있지 않고 그리스도의 승리를 드러내는 데 있다.

이제 교회여, 깨어나라!

사람의 이름을 높이는 강단에서 내려와 그리스도의 이름을 선포하라. 영혼을 지배하려 하지 말고 영혼을 자유롭게 하라. 두려움을 심지 말고 소망을 심어라. 상처받은 사람을 정죄하지 말고 사랑으로 품어라. 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은 세상을 압도하는 외형적 힘이 아니라 영혼을 살리는 복음의 본질이다.

성령의 역사는 소란스러운 과시가 아니다.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소망을 주며, 죄와 두려움에 묶인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생명의 능력이다. 악령을 두려워하는 시대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승리를 누리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진리를 잃은 교회가 아니라 진리로 세상을 밝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나타내시고, 그리스도는 생명을 살리시며, 살아난 생명은 다시 세상을 살린다. 이것이 복음의 역사다. 한 영혼이 살아나면 한 가정에 아침이 온다. 한 교회가 깨어나면 한 시대에 소망이 시작된다.

교회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그리스도 앞에 바로 서고, 한 가정이 복음 안에서 회복되며, 한 공동체가 사랑과 진리로 하나 되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날 세상은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술은 발전하고 지식은 축적되지만 인간의 탐욕과 교만, 두려움과 외로움은 여전히 우리를 붙잡고 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종교적 권위나 인간적 영웅이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아, 이 시대여!

더 이상 거짓의 빛에 속지 말라. 더 이상 사람의 왕국에 갇히지 말라. 어둠을 분석하는 데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빛이신 그리스도를 비추어라. 무엇이 잘못됐는지 비판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무엇이 생명을 살리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진리를 말하는 입술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성령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말씀하신다. 진리 안에 굳게 서고 땅끝까지 생명의 증인이 되라고 부르신다. 영을 분별한다는 것은 단순히 거짓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다. 참된 생명의 근원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분께 돌아가는 것이다.

시대를 깨운다는 것도 세상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는 일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로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빛을 전하는 일이다. 어둠의 시대를 끝내는 것은 인간의 위대한 능력이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로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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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권

예수사랑교회 담임목사, 도서출판 HI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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