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공원에서 선거 부정 의혹의 규명을 요구하는 외침이 시작된 지 10월 5일로 만 4개월을 맞았다. 아시아엔은 10월 3일 오전 현장에서 60대 초반의 기업인 조영현씨, 50대 후반의 피아니스트 정씨, 70대 후반의 윤기섭씨를 만나 참여 계기와 지난 넉 달의 경험, 앞으로의 바람을 들었다. 인터뷰는 녹취를 바탕으로 반복되는 표현을 덜어내고 주제별로 정리했다. 선거 부정과 정치 현안에 관한 발언은 인터뷰이의 주장과 견해이며, 참가 규모 등 별도 확인되지 않은 수치는 발언자의 추산으로 표기했다. <편집자>
윤기섭씨는 79세다. 목욕탕과 독서실 등 여러 사업을 하며 살아왔다는 그는 초기부터 올림픽공원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아내는 새벽에 집을 나서 걸어오고, 자신은 조금 늦게 자전거로 온다고 했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그의 말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다음 세대에 대한 염려도 담겨 있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보람을 묻자 “걱정하면서도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답했다.
Q.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A. 79세입니다. 내년이면 팔십이지요. 그래도 백세 시대라고 하니까 아직은 더 살아야지요.
Q. 예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A. 여러 가지 했습니다. 목욕탕도 해보고 독서실도 해봤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다 보니 몇 가지 일을 하며 살았지요.
Q. 이곳에는 언제부터 나오셨습니까.
A. 초기부터 나왔습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문제와 부정선거 의혹을 보고 화가 나서 나왔습니다.
Q. 집에서 반대하지 않나요.
A. 집사람도 나옵니다. 아내는 새벽 3시 반쯤 집에서 나옵니다. 거여동에서 운동 삼아 걸어와요.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집사람은 아침 9시나 9시 반쯤까지 있다가 돌아갑니다. 저는 집사람보다 한두 시간 늦게 나와 자전거를 타고 옵니다. 집사람은 걸어 다니고 저는 자전거로 다니죠.

Q. 넉 달 동안 현장을 보셨는데, 시간대에 따라 참가자들이 달라집니까.
A. 그렇습니다. 아침에는 밤을 지킨 젊은 사람들이 출근하고, 나이 든 사람들이 와 있습니다. 직장을 마친 젊은 사람들은 저녁에 와서 밤 시간대를 지킵니다. 그렇게 24시간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사람이 적지만 오후가 되면 더 많이 옵니다. 저녁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Q. 이곳에 나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A. 저는 여기 계신 분들이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시간과 돈을 들이고, 자기 일을 내려놓으면서 나라를 위해 나오는 사람들이니까요. 현장에 나오는 사람도 있고 후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품을 보내주고 힘을 보태면서 이어가는 것입니다.
Q. 지방에서 올라와 머무는 사람들도 있습니까.
A. 있습니다. 뒤쪽에 텐트를 치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지방에서 올라와 며칠씩 머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Q. 따로 지도부가 있습니까.
A. 없습니다. 현장에 와서 자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 그것을 지도부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각자 할 일을 하면서 이어가는 것입니다.
Q. 이곳을 ‘극우 세력이 선동하는 집회’라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A. 가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으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대응합니다. 매일 나오는 사람들은 이름은 몰라도 서로 얼굴을 압니다.
Q. 청소하고 물품을 나누는 자원봉사자들도 보입니다.
A. 아무 대가 없이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서로 협조하면서 합니다.
Q. 나라 걱정을 하면서도 현장에 나오는 데서 느끼는 보람이 있습니까.
A. 즐거움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서로 협조하니까 즐거워요. 걱정하면서도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입니다.
Q. 가족들도 선생님의 참여를 이해합니까.
A. 그럼요. 아들들도 한 번씩 와봤습니다. 집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Q. 손자도 있나요? 여기 왔었나요.
A. 손자가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한두 번 같이 와서 즐겁게 놀다 갔어요.
Q. 다음 세대에 대한 걱정도 크신 것 같습니다.
A. 우리 세대는 어려서부터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어렵게 살면서 일했고, 그렇게 나라가 이만큼 일어선 것입니다. 그런데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아이들이 다시 고생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앞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니 걱정하는 것입니다.
Q. 지금 가장 걱정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저는 나라가 공산주의 쪽으로 가는 것이 가장 걱정됩니다. 지금 정치가 그렇게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안이 있습니다.
Q. 넉 달이 지난 지금,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A. 아직은 깜깜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그런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판단하십니까.
A. 저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투표하려는 사람들에게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것이 제가 이곳에 나오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선관위와 선거 관리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Q. 언론의 보도는 어떻게 보십니까.
A. 여기 현장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민주국가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모여 목소리를 내는데, 그 이야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봅니다.

Q. 정치권에는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A. 야당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 때문에 그것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저는 한동훈씨의 탄핵 당시 역할에 비판적입니다. 그 일이 지금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잘하는지 잘못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무조건 밀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나라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 생각해야 합니다.
Q. 저기 서있는 경찰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A. 처음에는 마찰도 있었지만 서로 협조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경찰 중에는 애국가를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Q. 강제 해산이나 진압 가능성은 걱정하지 않으십니까.
A.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많이 배치된 모습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줄곧 목소리를 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Q. 앞으로도 현장에 계속 나오실 생각입니까.
A. 아직 앞이 깜깜해도 끝까지 해보겠다는 마음입니다. 나라가 걱정되니까 나오는 것입니다. 힘이 크지는 않아도 이렇게 함께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