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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정재용 ‘지정학과 실리콘 방패’…미·중 패권 경쟁 속 K-반도체가 지켜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

정재용저 <지정학과 실리콘 방패>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격화하고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안보의 질서를 바꾸는 시대다. 반도체는 더 이상 특정 기업의 수출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의 경제력은 물론 기술주권과 외교·안보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지정학’과 ‘반도체’라는 두 개의 렌즈로 읽어낸 책이 나왔다. 정재용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의 신간 《지정학과 실리콘 방패》다.

저자는 30여 년간 연합뉴스 기자로 국제정세의 변화를 취재했다. 이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삼성글로벌리서치 등에서 국제문제와 지정학을 연구했다. 북한학 박사학위를 가진 연구자이면서 국제문제 전문 언론인으로 살아온 그의 경험이 책의 바탕을 이룬다.

책의 핵심 주장은 명확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K-반도체가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지키는 ‘실리콘 방패’라는 것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두 개의 거대한 파고 앞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 강대국 정치의 귀환에 따른 세계질서 재편이다.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산업과 기술의 대전환이다. 이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 반도체가 있다.

그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한다면 경제적 손실을 넘어 국가안보의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성과 배분과 지역투자 논쟁에서 벗어나 국가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반도체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북한의 핵 위협과 한반도 안보 문제도 다룬다. 저자는 안보에서 사후 대응은 통하지 않는다며 굳건한 한미동맹과 군사적 자강을 강조한다. 감상적인 평화론보다 현실에 기초한 안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지정학과 실리콘 방패》는 전문 연구자만을 위한 학술서가 아니다. 저자가 취재 현장과 연구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일반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시사·전략 교양서에 가깝다.

국제문제를 오래 취재한 기자가 지정학 연구자로 돌아와 한국의 생존 전략을 묻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세계질서의 변화가 뉴스의 영역을 넘어 우리 산업과 일자리, 국가안보의 문제로 연결되는 현실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기업이 만들지만 그 경쟁력이 갖는 의미는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선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이 전략적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까.

정재용의 《지정학과 실리콘 방패》는 바로 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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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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