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난징대학살 일본군 편지 공개 “패잔병 1만여명 살해”
– 중국이 일본의 패전 81주년을 맞아 난징대학살 관련 기록물을 추가 공개. 1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은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 병사의 친필 편지 등을 공개하는 사료 기증 행사를 전날 개최. 이번에 공개된 일본군 제16사단 병사 이시카와 모리타가 1937∼1939년에 쓴 서신 모음과 일본군 제114사단 병사 미쓰이 시게마사가 일본으로 보낸 엽서 등에는 당시 일본군의 행적이 상세히 적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음. 특히 이시카와 모리타가 1937년 12월 20일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에는 “며칠 전 패잔병 1만여명을 죽였다”고 쓰여 있었음.
– 편지가 쓰인 시점은 난징이 함락된 지 불과 일주일 뒤라고 신화통신은 짚었음. 이 기록은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 제16사단이 중국군 포로를 대규모로 학살한 만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평가. 같은 부대의 또 다른 병사의 일기와도 교차 검증. 미쓰이 시게마사가 보낸 엽서에는 1937년 12월 12일 그가 소속된 부대가 난징 중화문 인근의 진링 병기공장을 공격할 당시 다수의 중국 포로와 무기를 노획한 상황이 담겨 있음.
– 기념관은 이들 자료를 포함해 문물·사료 150여점(세트)과 문헌자료 100여점을 올해 상반기에 새로이 수집했다고 밝혔음. 또한 사료 대부분을 중국 청년들로부터 기증받았다고 설명. 중국의 국가기억·국제평화연구원의 멍궈샹 연구원은 “이들 문물·사료와 문헌자료는 난징대학살 등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 만행의 실상을 보여준다”라면서 “자료의 출처는 각기 다르지만 상호 입증을 통해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구성한다”고 말했음.
– 일본군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당시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시에서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육하는 만행을 저질렀음. 중국은 당시 30만명이 넘는 이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 중국은 그동안 난징대학살과 관련해 기증받거나 발굴한 사료를 지속적으로 수집·정리하고 공개해왔음. 또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추모일(12월 13일)을 국가급 행사로 격상해 국가 추도식을 개최하고 있음.
2. 중국, 남중국해 환경 악화 ‘필리핀 책임론’ 제기
–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의 해양 생태 환경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필리핀을 비판.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분쟁 해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자연자원부 남해국은 지난 14일 ‘2025년 남해구 해양생태 조기경보·모니터링 공보’와 ‘2025년 남해구 해양생태 보호·복원 공보’를 발표.
– 중국 당국은 이번에 공개한 조기경보·모니터링 공보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맥클스필드 군도(중국명 중사군도)와 주변 암초의 전반적인 생태 환경과 관련해 나온 첫 종합 평가라고 밝혔음. 이번 보고서들은 이들 9곳의 생태 현황을 다루면서 섬 생태계를 유형별로 보호·관리하기 위한 근거를 제공한다고도 설명.
– 당국은 보고서에서 남중국해의 전반적인 해양 생태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영유권 분쟁 중인 암초 2곳의 생태 환경이 악화했다고 지적. 특히 스프래틀리 군도 내 샌디 케이(필리핀명 파가사 암초2·중국명 톄셴자오)와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의 해양 환경이 특히 심각하게 악화했다면서 필리핀에 책임을 돌렸음. 당국은 샌디 케이의 경우 대량의 불가사리 발생과 열대성 저기압에 필리핀이 인근 섬에서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건설 작업 등이 생태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
– 중국 당국은 필리핀과의 주요 충돌 지점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대해서도 산호 피복률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원인으로 암초에 좌초된 외국 군함을 지목. 중국은 필리핀이 1999년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시에라 마드레함을 고의로 좌초시켜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며 이를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철거를 요구해왔음. 이번 발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스카버러 암초를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해경 등의 상시 순찰 체계를 구축하면서 미국과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음.
–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에서 강압적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관철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음. 국무부는 “스카버러 암초에서 불안정을 야기하는 ‘자연보호구역’을 강행하고 필리핀 어부들을 전통적 어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중국의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음.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미 국무부를 겨냥해 “남중국해의 긴장을 과장하고 대립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
3. 일본, 아세안 대학 AI 공동연구 지원
– 일본 외무성이 자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내 대학의 공동 인공지능(AI) 연구를 지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 농업이나 재해 대책에 AI를 활용하는 기술 공동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
–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과 외무성 산하 국제협력기구(JICA)는 올해 2026회계연도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일본 대학과 아세안 지역 대학의 공동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음. JICA가 연구 1건당 약 400만엔(3천500만원)의 비용을 부담.
– 이에 따라 오사카대는 태국 쭐라롱껀대학교와 농업에 AI를 활용하는 기술을 연구. 저가 드론에 AI를 탑재해 상공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해 작물에 병이 생기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기술. 규슈대는 베트남 호치민시 공과대학과 AI를 활용한 산사태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 기후대학은 라오스 국립대학과 도로 환경 조사 시스템을, 도쿄도시대학은 말레이시아 공과대학과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는 체계를 각각 연구.
– 아세안 국가 대학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 일본의 AI 기술을 보급해 이 기술이 해당 지역의 실질적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입장에서도 큰 이득이 될 것으로 전망. 외무성은 앞으로 지원 대상 연구를 확대하고, 2027년도 예산 요구서에 해당 예산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음.
4.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강진, 사망자 51명으로 늘어
–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인근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의 사망자 수가 51명으로 늘었음. 16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은 전날 동부 소순다 열도에 있는 누사틍가라티무르주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5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음. BNPB는 구조대가 플로레스섬에 있는 시카, 망가라이, 동망가라이 지역 등지에서 시신을 수습했으며 부상자 101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덧붙였음. 전날 오후까지 사망자 수는 38명이었으나 매몰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이어지면서 13명이 더 늘었음.
– BNPP는 이번 지진으로 플로레스섬 곳곳에서 주택 914채가 완전히 무너지고 443채가 파손됐다고 전했음. 이에 따라 5천명이 임시 대피소로 이동. 학교 93곳, 의료 시설 36곳, 관공서 38곳 등 많은 공공시설도 파손됐다고 BNPB는 덧붙였음. 시카 지역에 있는 마우메레 수색구조사무소의 파투르 라흐만 소장은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플로레스섬 전역에서 많은 외딴 마을이 매몰됐다”며 사상자가 더 늘 수 있다고 우려.
–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전날 규모 7.7의 첫 지진이 일어난 이후 최소 235차례 여진이 발생했으며, 가장 큰 규모의 여진은 6.2로 기록됐다고 밝혔음. 또 응아다 지역에 있는 해안 마을은 1.6m 높이의 쓰나미 파도가 일었다가 빠져나가면서 진흙과 잔해로 뒤덮였고, 일부 어선들은 해안에 좌초. 누사틍가라티무르주 엔데 지역과 남술라웨시주 일부 지역에서도 0.5∼0.9m 높이의 쓰나미 파도가 관찰됐음.
– 인도네시아 경찰은 정전과 산사태로 일부 지역에서 매몰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 루디 다르모코 누사틍가라티무르주 경찰청장은 “인명 피해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있지만 통신이 끊겨 어려움이 있다”며 “산사태가 난 엔데 지역에서는 라부안 바조에서 라란투카까지 플로레스섬을 가로지르는 700㎞ 길이의 산악 고속도로가 차단됐다”고 말했음. 이 때문에 쌀, 식수, 의약품 등 구호품을 전달하기도 어려운 상황.
– 앞서 전날 오전 5시 58분께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 이 지진으로 플로레스섬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발생.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반다아체 해상에서 규모 9.1 강진이 일어난 뒤 쓰나미가 덮쳐 17만명이 숨졌음. 200만명이 사는 플로레스섬에서는 1992년에도 규모 7.7의 강진 후 쓰나미가 발생해 2천500명가량이 사망.
5. 탈레반 광폭외교에 아프간 인권침해 악화 우려
–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이 국제사회와 외교를 강화하면서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 2021년 8월 재집권해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은 최근 더 많은 국가와 관계를 다시 맺거나 외교적 접촉 수위를 높이고 있음.
– 인도, 카타르, 중국, 이란 및 여러 중앙아시아 국가는 최근 탈레반 당국자를 맞이하거나 탈레반과 소통하는 새로운 채널을 열었음. 지난해 탈레반 정부를 승인한 러시아는 지난달 군사 협력 협정에 서명했으며,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브뤼셀에서 탈레반 당국자들과 아프가니스탄 난민 송환 문제를 논의. EU 측은 난민 송환에 초점을 맞춘 기술적인 회담이었다고 일축했으나, 탈레반 측은 유럽 국가들과의 영사 관계 정례화를 향한 역사적 방문이라고 주장.
–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모든 국가와의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특히 경제적 유대와 밀접한 이해관계 때문에 지역 국가들과 이웃 국가들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음. 이 같은 외교 접촉 확대는 지역 안보 우려, 불법 이민을 줄이려는 서방의 노력, 탈레반이 축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보편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가디언은 해석.
– 하지만 탈레반의 외교 강화가 결국 탈레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해 국제사회가 지속해온 인권 개선 요구를 약화한다는 지적이 나옴.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의 자의적 해석을 앞세워 여성의 교육과 경제활동을 대부분 금지. 재집권 후 여성들의 공공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광범위한 차별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듬해 3월부터 여학생의 중등학교 입학을 금지한 데 이어 같은 해 말부터 대학 입학도 금지. 최근에는 시아파 이슬람교도를 포함한 많은 종교적 소수자를 이단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
– 이런 상황에 지난 6월 EU와 탈레반의 회담은 거센 반발을 샀음. 인권 단체들은 엄격한 이슬람 도덕규범을 내세워 인권 탄압을 일삼는 탈레반을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불러들인 것은 EU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페레스타 아바시 연구원은 “한쪽에서는 탈레반의 인권 침해를 비난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이민 문제를 논의한다고 발표할 수 없다”며 “탈레반은 자신들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자국 지지층에게 말하고 있다”고 지적.
6. 인도 총리 “청년층에 무료 입시강의 제공”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의과대학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건 이후 대규모 시위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끌어낸 Z세대(1995∼2007년생)를 달래기 위해 각종 입시에 대비한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정부에서 제공하겠다고 약속. 16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제79주년 독립기념일인 전날 수도 뉴델리에 있는 유명 유적지 ‘레드포트’에서 한 연설에서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입시에 대비한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음.
–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전국 의대 (학부) 입학 자격(NEET) 시험’ 문제 유출 사건에 반발해 지난달 말까지 2개월 넘게 대규모 시위를 벌인 청년들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 당시 실업 상태인 젊은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논란성 발언이 알려진 뒤 온라인을 중심으로 Z세대 정치운동 단체인 ‘바퀴벌레국민당'(CJP)이 만들어졌고, 결국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끌어냈음. CJP의 시위는 부족한 일자리와 공평하지 않은 교육 기회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평가를 받았음.
– 전날 연설에서 모디 총리는 “(현재) 입시 경쟁은 중산층에도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다”며 “(무료 온라인 수업이) 저소득층이나 중산층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이지만, 15∼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20% 정도로 높은 편. 특히 학사와 석사 학위 소지자 3분의 1가량이 실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음. 이 때문에 의대 지망생들이 응시하는 NEET는 인도에서 안정된 월급을 보장받는 ‘신분 상승’의 기회여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험으로 꼽힘.
– 모디 총리는 1시간 넘게 이어진 연설에서 향후 20년 안에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겠다고도 강조. 그는 “인도가 독립 100주년을 맞이할 때 새로운 전성기를 보내는 게 우리 꿈”이라며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농업, 기술, 기반 시설, 국방 등 분야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음. 그러면서 현재 인도에 3곳뿐인 반도체 공장이 앞으로 7∼8년 안에 최대 8곳 더 들어설 예정이라고 덧붙였음.

7. 유대인, 예루살렘 성지서 기도서 들고 예배
–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수십 년간 예루살렘 성지의 평화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해 온 ‘현상 유지'(Status Quo) 원칙이 급격히 무너져 내리고 있음. 현상 유지 원칙에 따라 유대인들의 성지 내 기도는 엄격하게 금지됐었음.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 내 극우 정치인 주도로 공공연하게 실행되더니 급기야 유대교 기도서까지 반입해 노골적으로 예배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중동의 민감한 화약고 중 한 곳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셈.
– 16일(현지시간) 일간 하아레츠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예루살렘 성지를 찾은 유대인 방문객들의 기도서 사용이 경찰의 묵인하에 사실상 처음으로 허용. 우파 성향의 언론인이자 성지 내 유대인의 종교적 자유 확대를 주장해온 활동가 아르논 세겔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유대인 남성들이 유대교 기도서인 ‘시두르'(Siddur)를 읽으며 기도하는 사진을 당당히 공개. 사진 속 남성들 앞에는 수건이 놓여 있었는데, 이는 과거 두 개의 고대 유대 성전이 있었던 이 광장의 예배 의식에 엎드려 절하는 행위가 포함되었음을 시사.
– 세겔은 이런 상황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아직 명시적인 허가가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이 일로 인해 중동 지역이 이성을 잃고 발칵 뒤집히지 않는지 확인해 보는 첫 번째 시도”라고 적었음. 하아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방문객들의 기도서 소지 및 출입을 허용. 무슬림들의 반발을 의식해 전면 금지됐던 유대인의 기도는 최근 경찰의 방조 아래 점차 허용되는 추세였지만, 지난 1월 처음 반입이 허용된 ‘낱장 종이’ 외에 정식 기도서 같은 예배 용품 반입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
– 이런 행위가 중동 지역을 ‘이성을 잃게’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이곳이 지닌 폭발성 때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의 심장부인 이 성지를 유대인은 성전산, 무슬림은 ‘고귀한 안식처'(하람 알샤리프)라 부름. 유대인들에게 이곳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자 과거 제1·2 성전이 있었던 유대교 최대 성지. 성전 터에는 현재 황금 돔 지붕의 바위 사원이 있음. 반면 무슬림들에게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승천을 체험한 곳이자, 메카·메디나에 이은 이슬람 제3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자리한 곳.
–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점령했지만, 전면적인 종교 전쟁을 우려한 이스라엘의 모셰 다얀 국방부 장관은 성지의 행정 관할권을 기존대로 요르단 이슬람 종무국(와크프)에 남겨뒀음. 두 종교의 성지가 겹치는 이곳에서 유대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 무슬림은 이곳에서 언제든 기도할 수 있지만, 유대인 등 비이슬람교도는 정해진 시간에 방문만 할 수 있을 뿐 기도는 할 수 없다는 엄격한 ‘현상 유지’ 규칙이 수립됐고, 이는 지난 반세기 넘게 예루살렘의 아슬아슬한 평화를 유지하는 버팀목이 됐음.
– 이런 규칙이 있음에도 매년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전후로 팔레스타인 기도객과 이스라엘 군경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았고,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음. 이런 원칙은 이스라엘 내 극우 민족주의 세력이 네타냐후 정부에서 정계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거센 도전을 받았음. 특히 네타냐후의 ‘킹메이커’인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현상 변경·파괴를 주도. 그는 취임 직후부터 보란 듯이 성지 방문을 강행하며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의 격렬한 분노를 야기.
8. 트럼프 사위, ‘가자 평화안’ 살리려 하마스와 회동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재러드 쿠슈너 중동 특사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부와 이례적인 회동을 가졌음.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AFP 통신에 쿠슈너 특사가 이날 이집트 지중해 연안 도시 엘 알라메인에서 중재국인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관계자가 배석한 가운데 지난달 하마스 수장에 취임한 칼릴 알 하이야 등 하마스 대표단과 만났음.
– 회담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하마스가 쿠슈너 특사와의 회담에서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고 전했음. 이집트가 공개한 사진에는 알 하이야의 모습은 없었으나, 쿠슈너 특사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한 이른바 트럼프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위원들과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음. 이집트와 함께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와 튀르키예 관계자들도 동석.
– 이번 회담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골자로 하는 미국 주도의 ’15개항 로드맵’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 한 역내 관리는 쿠슈너 특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기에 앞서 하마스로부터 로드맵, 특히 무장 해제에 대한 다짐을 받기 위해 이번 회동을 진행했다고 설명. 회담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하마스가 쿠슈너 특사와의 회담에서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고 전했음.
– 다만 하마스 지도부는 무장해제 등 로드맵 이행을 시작하기 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영토를 가르는 이른바 ‘황색선'(yellow line) 밖으로 철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음.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평화위와 중재국들을 향해 “점령국(이스라엘)이 1단계 합의에 따른 모든 의무를 이행하고, 모든 위반 행위와 살상 및 침투를 중단하며, 미국이 중재한 휴전안의 2단계 로드맵을 승인하도록 강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음.
– 지난해 휴전 체결 이후 10개월 이상이 지났지만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은 아직 갈 길이 멀었음. 지난해 이집트에서 쿠슈너 특사, 스티브 윗코프 특사, 그리고 하마스 지도부가 만나 휴전의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핵심 쟁점인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문제를 두고 양측이 민감하게 대치하면서 지금까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이 로드맵을 거부하며,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트럼프 행정부에 이례적으로 반기를 들었음.
– 로드맵은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멈추고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동안 하마스가 점진적으로 무기를 포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 해제될 때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어떤 진지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고위 대표인 니콜라이 믈라데노프로부터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가 이뤄질 때까지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에서 군대를 철수할 필요가 없다는 확답을 받았음에도 미국의 평화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
9. “이란 강경파, 종전 MOU 불신…미국과의 확전 준비”
– 이란 강경파 수뇌부가 지난 6월 미국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를 신뢰하지 않고 미국과의 무력 충돌 확대에 대비해왔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 이란 및 중동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 강경파의 시각에서 종전 MOU는 더 큰 공격을 위해 시간을 벌려는 시도에 불과했고, 이들은 대화에 기대를 거는 대신 지난 두 달간 확전 준비에 주력.
– 이러한 노력에는 정규군에 대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통제권을 확대하고, 이라크전 및 내부 진압 경험이 있는 베테랑 인사를 핵심 보직에 임명하고, 미사일 및 드론 생산을 가속하는 조치 등이 포함. 이란 외교관들이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준비하는 동안, 은둔 중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확전에 대비해 안보 기구를 정비. 그 결과 이란 강경파 지도부는 신속하게 주도권을 잡고 선박을 공격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로 사용되던 홍해까지 전장을 넓혔음.
– WSJ가 인용한 중동 정보 당국자들은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이란 강경파 지도부가 전쟁을 확대하고 미국의 전쟁 비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려는 전략적 변화의 증거를 포착. 감청 정보 등에 따르면 IRGC는 MOU가 만들어낸 소강상태를 활용해 이들의 동맹군과 함께 필요시 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음. IRGC는 예멘 후티 반군 통제 지역에 사령관들을 보내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 세력과 공조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무력 충돌을 확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음.
– 확전 계획에는 페르시아만의 해저 통신 케이블 절단, 쿠웨이트·바레인 등 시아파 거주 국가 내 소요 사태 유발, 쿠웨이트 내 지상 작전 감행 등도 포함. 실제로 지난달부터 이란 연계 세력은 사우디 석유 시설과 미군 기지 등을 잇달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선박을 타격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였음. 사르다르 모헤비 IRGC 대변인은 지난달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휴전 기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며 “역량을 강화하고 미사일 생산 속도를 높였으며 미사일 정밀도를 향상했다”고 밝혔음.
– 이 같은 이란의 대비 태세는 전쟁에 대한 미국과의 시각차를 극명히 보여주며, 양측이 조만간 전쟁을 끝낼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게 하는 극심한 불신을 반영한다고 WSJ은 분석. 이란 정부와 가까운 테헤란 소재 국방 전문가 모하마드 하산 상타라시는 “이란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은 더 큰 충돌에 앞서 전력을 약화하려는 제한적이고 단계적인 ‘살라미 전술’의 관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