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 말고도 갈 곳 많다

텔아비브 화이트시티 내 야첼 예후다(Hechal Yehuda) 시나고그(유대인 성전). 건축가 야체즈키 킴치(Yechezkel Kimchi)가 디자인해 1979년 건립됐다.

인류의 역사 담긴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적지 7곳

이스라엘은 오랜 종교갈등, 전쟁, 테러 같은 부정적 수식어와 성지 순례지라는 고정관념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성지 외에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 이스라엘이다. 인류의 자산으로 길이 보존할 유물·유적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텔아비브 화이트 시티, 아코, 마사다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7곳을 둘러보자.

1. 모더니즘 건축 전시장, 텔아비브 화이트 시티

20세기 전반 모더니즘 양식이 지역 문화전통과 기후에 맞춰 융합됐다. 1930~40년대 패트릭 게디스의 도시계획을 기반으로 현대적·기능적 도시로 건설됐다. 건축물들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바우하우스(Bauhaus) 건축학파의 영향을 받았다. 유럽 양식 건물의 넓은 유리창이 무더운 날씨에 적합하게 상대적으로 길고 좁은 형태의 창문으로 변경됐다. 많은 건물에 지면보다 높이 받치는 기둥을 설치해 바닷바람이 통할 수 있게 했다.

하이파의 명소 바하이교 성지. 텔아비브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사진=신화사>

2. 하이파 이슬람 소수종파 바하이교 성지

바하울라 사원과 바브 사원, 주변 정원, 기념물 등 하이파와 갈릴리 서부 7개 지역에 산재해 있다. 바하이교의 기원이 된 선지자 바브의 유해가 안장된 무덤은 1953년 확장되면서 황금 돔으로 장식됐다. 현재 건물은 1990~2001년 조성한 1㎞ 길이의 정원을 통해 출입할 수 있다. 바하울라가 설립한 종교·행정 중심지는 오늘날까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아코의 대상(隊商)들을 위한 숙소(Khan El Umdan). 아코는 하이파에서 해변도로를 따라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사진=위키미디어>

3. 중세 십자군 요새 간직한 고대도시 아코

18~19세기 오스만 제국 때 세운 요새 성채, 모스크, 대상(隊商)들을 위한 숙소(Khan El Umdan), 목욕탕 등 전형적인 도시의 요소를 갖춘 역사적인 성곽 항구도시다. 1104~1291년 십자군이 점령했던 마을 터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중세 십자군 전쟁 당시 예루살렘 왕국의 수도 배치와 구조를 보여준다.

유대인들이 군 입대 전 꼭 방문하는 마사다. 통곡의 벽과 함께 제2의 성지로 불린다. 예루살렘에서 동남쪽 사해 인근에 있다. <사진=신화사>

4. 유대인의 정체성 상징 ‘마사다’

황야를 배경으로 사해(Dead Sea)를 굽어보는 바위투성이 구릉에 자리잡은 천혜의 요새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상징으로 장엄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73년 로마군 공격에 맞선 유대 저항군이 이곳에서 마지막 결전을 벌이다 최후를 맞았다. 유대 헤롯 왕 때 초기 로마제국 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설한 왕궁 터, 왕궁을 둘러싼 병영과 요새, 공격 램프 등이 보존돼 있다.

해안도시 하이파에 있는 갈멜산 서쪽 사면에서 인류 진화의 유적이 발견됐다. <사진=신화사>

5. 인류 진화의 유적지 갈멜산

50만 년에 걸쳐 이뤄진 매장 유적과 고대의 석조 건축물,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과 축산으로 변천된 인류 진화의 흔적을 담고 있는 동굴유적이다. 인류 발전의 중요한 시기에 관해 완벽한 연대체계를 보여 준다. 현생인류의 출현과 계획적 매장, 석조 건축물의 초기 징후,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의 변천, 마을의 흔적 등을 보여준다.

네게브 지역 사막 도시 아브다트 전경 <사진=신화사>

6. 향료 교역로, 네게브 지역 사막 도시

마을과 성채, 농업 경관 등이 지중해 연안까지 연결된 향신료 교역로를 따라 펼쳐져 있다. 정교한 관개 시설과 도시 건축물, 대상들의 숙소 흔적 등이 거친 사막환경 속 정착생활을 증명한다. 기원전 3세기부터 500년 넘게 번성한 교역로는 유황 등 교역품뿐 아니라 사람과 사상이 이동하는 통로가 됐다. 동쪽 요르단의 국경 모아에서 북서쪽 할루자까지 네게브 사막을 가로지르는 100㎞에 펼쳐 있다.

브엘셰바 선사유적지

7. 선사시대 정착지 믓기도, 하조르, 브엘셰바

믓기도·하조르·브엘셰바 세 곳 텔(선사시대 정착지)은 밀집한 도시 공동체에 꼭 필요한 지하 집수 시설을 갖췄다. 철기시대 유적 중 가장 훌륭한 곳으로 꼽힌다. 고대 근동지방의 광범위한 교역로와 이 지역 고유의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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