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칼럼] 리비아 미대사관 피습과 이슬람 민주화

*지난 11일 밤(현지시각)?발생한 리비아 미대사관 피습의 원인과 미국정부의 대응 등을 놓고 한때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시아엔(The AsiaN)은?숙명여대 최동주 교수(글로벌서비스학부장)가 서희외교포럼(cafe.daum.net/shforun)에 게재한 칼럼을 옮겨 싣는다. 영국 런던대에서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 교수는 국가브랜드회 위원,?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서희외교칼럼 운영위원을 맡고 있으며 <아프리카지역 통합과 세계화>(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 -아시아엔

이번 사태를 촉발한 ‘순진한 무슬림’이라는 수준 낮은 영화물을 제작한 인물은 유대교인이나 이스라엘인이 아니라 이집트 소수기독교인 콥트교 교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집트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콥트교인은 무바라크 정권 붕괴를 전후로 이슬람 정치세력의 배타성이 확대되고 무바라크 시절 유지해오던 이슬람과의 평화적 공존 관계가 급속히 붕괴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에 처해있었다.

대사관 습격은 콥트와 살라피스트의 합작품

테러를 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살라피스트나 다른 근본주의 이슬람 폭력집단들도 아랍의 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외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카다피 제거 당시 군사적 행동을 주도했던 살라피스트들은 정당을 설립하며 총선에 나섰으나, 단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자 정치적 자괴감에 빠지면서 새 정부의 국방치안 기구에 통합되었다. 그러나 200여명에 달하는 극단적 폭력주의자들은 이러한 정치과정에서 스스로 배제된 채 조직적 암행에 들어간 상태였다.

알 카에다 등 근본주의 폭력 세력들은 주력 웹사이트들을 통해 이번 사태를 암시해왔다. 벵가지에서는 지난 6월 현지 주재 영국영사관 인근에서 무장요원이 영국대사를 타겟으로 차량에 로켓포를 발사, 경호원 두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리비아 사태 일주일전 이라크에서는 폭탄테러로 수십명이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 예멘에서는 국방장관이 피살시도로부터 극적으로 생존했고, 튀니지에서는 살라피스트들이 아랍의 봄이 시작된 한 술집을 폭파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제 시리아의 학살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사상자가 최근 2만5,000명을 넘어선 상태이기도 하다. 고립된 권력과? 소외된 정치세력의 폭력성이 표출될 수 있는 배경이 형성된 것이다.

정치변동의 다이나미즘은 정치발전과 정치안정의 수준이 낮을수록, 그리고 빈곤 지속의 기간과 정도가 심할수록 더 많은 소외집단과 이들에 의한 폭력을 양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험적 현상이다. 아랍의 봄은 중동 민주화라는 어찌 보면 예상치 못했던 긍정적 정치변동의 결과를 낳고 있다.

반복되는 테러와 저개발국의 정치패턴

이번 사태는 정치현상의 전개과정에서 소외된 극단적 이념추종자 집단이나 종교/인종주의 집단이 저개발국의 긍정적 정치발전 과정에서 표출하는 폭력적 양태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랍의 봄처럼 아래로부터의 정치변동은 역사상 단 한 번도 강제적 통제와 물리적 가해에 굴복한 적이 없다는 것이 경험적 사실이다.

이번 사태 직후 수십 개의 리비아 시민단체는 테러와 알카에다를 비난하는 성명을 줄이어 발표하고 있으며 숨진 미 대사의 명복을 비는 기도장면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심지어 무슬림 형제단의 웹사이트에도 이러한 메시지들이 표출되는 상황이다. 리비아 이슬람 수니파 최고 지도자의 명의로도 이번 공격에 대한 비난 성명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 리비아 정책은 단명에 그쳤던 과거 저개발국 친미권력에 대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지원과 완전히 그 괘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아랍 민주화의 순풍은 기대된다.

사태 직후 중동지역 제국의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세이다. ING 등 투자금융사들은 최근 폭력사태가 ‘아랍의 봄’을 통한 경제안정과 성장세를 멈출 수 있는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이라기보다는 정변 후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회적 반응‘으로 평가절하 하고 있다. 지역 내 원조 패키지도 과거와는 다른 수준에서 기획되고 있는 상태이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는 최근 이집트의 천연가스개발을 위한 180조 달러의 개발사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20조 달러 정도를 이집트 중앙은행에 미리 예치하겠다고 공개발표 했고, 터키는 북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향후 약 20조 달러의 원조 패키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약속된 연 수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 이집트 원조와 IMF를 통한 미국의 48조 달러 재정지원은 이집트의 경제성장률을 두 배로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아랍의 민주화는 지속될 것

정치발전과정에서 소외된 집단의 극단적 행동은 저개발국에서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번 사태가 당황스러우면서도 국제사회와 지역 내 국가들이 의연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중동의 민주화는 지구사회가 인류 보편적 사회가치의 공유라는 명제 하에서 정말 오랜 시간 기다리던 현상이다. 그 기대와 관심을 일부 폭력집단의 극단적 행동으로 물거품이 되게 할 만큼 국제사회는 어리석지 않다.

news@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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