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천연물 한류시대’ 이끄는 ‘생명의 땅 전남’
[아시아엔=박창환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천연물(天然物)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콜레스테롤 관리에 효과적인 폴리코사놀은 사탕수수, 진통제로 사용되는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발견되는 등 천연물은 이미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스며들어 있다.
이러한 천연물을 활용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산업이 바로 천연물 산업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고령화 등으로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망한 미래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시장규모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약 90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천연물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세계시장의 2%에 불과하다. 중국이 국제표준을 선점하면서 국내 기업 입지가 좁아지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연물 표준화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적 어려움과 많은 연구비용으로 표준화를 포기하는 경우가 태반인 실정이다.
이에 전남도에서는 다년간의 선행연구와 기업 수요조사를 거쳐 국가 차원의 천연물 표준화 지원 전문기관인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계획을 수립했다. 국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 결과, 2023년 정부예산에 최종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고 현재 농식품부 주관으로 최적지 선정을 위한 지자체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가 구축되면 기업의 산업화 기간이 4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연구개발비로 연간 3500억원 이상 절감되고, 국내 천연물 제품의 해외매출도 20% 이상 증가되는 등 천연물 관련 기업들에게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5200여종의 생물자원이 자생하고 있는 천연물의 보고이다. 또한 전국에서 유일하게 천연물의 전주기 산업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대한민국 천연물산업을 이끌어갈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7월에는 ‘천연물산업 비전선포식’을 갖고, 전국 최대 규모의 천연자원, 전국 유일의 전주기 산업화 인프라,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해 전남을 ‘글로벌 천연물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천연자원연구센터, 해양바이오연구센터 등 육상·해양 분야에 고루 연구기관을 설립한데 이어, 화장품 오일, 의약품 원료 등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생산시설까지 갖추면서 천연물 산업화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제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이라는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을 일만 남았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다. 천혜의 자원과 인프라, 우수인력을 바탕으로 이제 모든 천연물 산업은 전남을 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이다. 농가에서 재배된 표준화 원료와 국내 기업들의 우수기술이 융합해 해외 수출로 이어지며, 우리의 천연물에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천연물의 한류시대’를 ‘생명의 땅 전남’이 열어가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