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우아한 한국의 色, 그리고 女子”
“5년 전 중국에서의 고교시절,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의 색(色)에 매료됐습니다. 중국의 색은 원색적이고 강한데, 한국의 색깔은 파스텔 톤이 주는 그윽함이 있었어요. 그런 색깔의 한국 여자들이 왜 그리 부드럽고 우아해 보였는지….”
올 8월이면 홍익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하는 25살 진나(Chenna, ?娜)씨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한국에 와서 동국대 어학원 1년 마치고 대학에 진학, 꼭 4년 만에 졸업하면서 고교시절 품었던 생각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 나고 자란 후베이성(Hubei, 湖北省) 성도(城都) 무한(武?)에도 100년 전통의 명문 종합 무한대학도 있고, 예술대학도 있는데 한국행을 고집했다. 소위 ‘한류(韓流)’의 진원지인 한국 본토에서 아시아를 넘어 지구촌을 열광시킨 미적 코드가 뭔지 직접 만져보고 싶었기 때문.
한국 학생들도 입시경쟁이 치열한 홍익 미대에 재수도 없이 단박에 입학하는데 왜 힘들지 않았겠는가.
“처음 한국 와서 동국대 어학원과 하루 7시간의 살인적인 실기를 소화해야 했던 홍대 앞 미술학원을 전투 치르듯 오가면서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거의 매일 끼니를 지하철 이동 중 빵으로 해결했어요.”
막상 학교에 입학했을 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지만, 털털하고 외향적인 성격 덕분에 금세 친구들이 불어났다. 학과에선 패션쇼 실습을 위한 밤샘작업과 음악 동아리 공연, 축제 등을 거치면서 한국생활에 자신감이 붙었고, 그렇게 후딱 4년이 흘렀다.
소위 스펙도 두루 쌓았다. 한국의 유력한 디자인 광고회사에서 라벨 디자이너, 유명 패션회사 제시뉴욕(Jessi New York) 등에서 인턴생활도 했고, G20 정상회의 땐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G20 영 엠배서더(Young Ambassadors)’ 중국팀으로 활동하면서 서울 시민들에게 G20정상회의와 중국을 적극 알렸다.
“각국 외교사절들로부터 G20 축하 메시지를 받으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직접 장신썬(??森)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축하인사도 받고 기념촬영까지 했어요. 잊지 못할 영광이죠.”
진나씨는 5년간 한국에서 공부해 찾은 자신의 미션은 전공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지구촌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공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당당하되 겸손하고, 실력으로 승부하라”고 조언하자 “감사합니다”를 10번쯤 반복했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