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혁명 다시 제자리로?

이집트 대선 결선을 앞둔 14일 이집트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총선 무효 판결과 샤피크 후보의 출마 정당성을 뒷받침해주는 판결을 내렸다.

무바라크 정권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샤피크 후보와 무슬림형제단 무르시 후보가 이번 주말 대선 결선에서 양자대결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헌재가 이슬람정당이 장악한 의회 해산을 명령하고 샤피크 후보가 대선 자격이 있다고 판결하면서 이집트 정국은 혼란에 빠졌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해 총선 결과를 뒤집어엎는 이번 판결이 이집트가 민주적으로 얻은 것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집트 민주화 역행을 우려했다. 의석의 46%를 차지하고 있기도 한 무슬림형제단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이집트를 무바라크 정권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지난 정권의 상징인 샤피크가 당선되면 지난 혁명에서 민주적으로 얻은 것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헌재 판결 이후 수백 명의 시위자들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앞에 모여 분노를 표했으며, 미국 국방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은 기자들에게 “민주적인 변화에 후퇴가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이집트 헌재의 결정으로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떠올랐던 무슬림형제단은 의회 해산으로 반정부 시위 이후 다져놓은 기반을 빼앗겨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최선화 기자 sun@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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