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째 한강다리 ‘월드컵대교’ 지연 개통 원인은 ‘티스푼 예산’?
필자는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가 개최된 해 여름 서울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사 왔다. 현재까지 거주하는 현대아파트 21층 거실 베란다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월드컵경기장이, 정면으로 월드컵공원이 보인다. 특히 밤에 보는 야경은 일품이다. 9월1일부터 야경으로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날 개통한 월드컵대교의 불빛이 아름답다.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던 마포구 상암동~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월드컵대교’가 개통했다. 월드컵대교는 왕복 6차로, 길이 1.98km로 건설에 11년5개월이 걸렸다. ‘한국에서 만드는 데 가장 오래 걸린 다리’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BTS(방탄소년단)가 부른 노래 버터(Butter)의 뮤직 비디오를 월드컵대교에서 찍어 화제가 됐다.
이 다리 건설 작업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이던 2010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는 2015년 8월까지 다리를 준공하겠다고 했는데 이보다 6년이 늦어졌다. 이유는 공사를 시작한 이듬해인 2011년 10월 취임한 박원순 시장이 월드컵대교 공사 예산을 2000억원 줄여 복지와 문화사업에 우선 배정하면서 공사 기간이 늦어졌고, 이후 강서구와 양천구의 요청에 따라 램프(ramp) 두 곳을 추가 연결하느라 개통 시점이 또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세훈 시장은 자신이 시작했던 공사를 11년 5개월만에 끝내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공사를 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며 “티스푼 예산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너무 조금씩 예산을 투자한 탓”이라고 했다. 박원순 전 시장 때 예산을 줄여 공사가 늦어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