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창밖은 오월인데’ 피천득

라일락 꽃길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美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 피천득 선생이
공부에 시달리는 딸을 보며
지은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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