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또 대만 압박···’중화권 아카데미상’ 금마장 보이콧

대만여행 금지 후 일주일만에 추가 압박 조치
작년 영화상 시상식서 ‘대만 독립’ 이슈 논란

[아시아엔=연합뉴스] 중국이 양안 관계의 악화 속에 올해 대만 금마장(金馬奬) 영화상과 영화제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금마장 영화상 시상식에서 푸위 감독(왼쪽)이 대만 독립을 원한다는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자유시보]
중국 국가영화국은 7일 자국의 작품과 영화인들이 제56회 대만 금마장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 고조로 중국이 지난주 자국민에 “양안 관계”를 이유로 대만여행 금지령을 내린 데 이은 조처다.

‘중화권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금마장 영화상은 지난해에도 대만 독립 문제를 놓고 큰 논란이 일었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 관계는 그 뒤로도 더욱 악화했다.

금마장 주최측은 “사실이라면 당연히 유감스럽다”면서도 올해 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대만이 1996년 중국의 참가를 공식 허용한 이후 중국이 자국 작품과 영화인들의 금마장 참가를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 본토의 금계장 영화상 시상식이 금마장과 같은 날 샤먼에서 열린다는 보도가 앞서 있었다고 전했다. 샤먼은 대만에서 가까운 중국 동남부의 해안 도시다.

올해 금마장 영화상 시상식은 11월 23일 열리며 후보는 10월 1일 발표된다. 동시에 11월 8∼24일에는 금마 영화제도 진행된다.

지난해 금마장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받은 푸위(傅楡) 감독이 “우리나라(대만)가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소원한다”고 대만의 ‘독립’을 바라는 수상소감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시상자로 나온 중국 배우 투먼(塗們)은 “‘중국’ 대만 금마장에 초청해줘 감사하다”고 한 뒤 “양안은 한 가족”이라며 맞받아쳤다.

또 영화상 심사위원장이었던 중국 스타 궁리는 작품상 시상자로 나오기를 거부했으며 중국의 영화계 인사들은 시상식 후 축하 파티에 참석하지 않고 일찍 대만을 떠났다.
중국측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카드’로 중국을 견제하고,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2016년 차이잉원 총통 당선 이후 양안 관계의 갈등은 계속 첨예해졌다. 중국은 지난달 초 미국이 대만에 탱크와 미사일 등 22억 달러(약 2조6천억원) 이상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하자 강력히 반발했다.

같은 달 국방백서에서는 “중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한다”면서 최고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로 ‘대만 독립 봉쇄’를 꼽았다. 중국은 통일을 위해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대만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주에는 개인 여행자들의 대만 여행을 금지했다. 이 조치로 대만은 내년 1월까지 약 9억달러(1조1천억원 상당)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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