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동해면 ‘은빛 풍어’ 조형물 철거 결정
2009년부터 약 10년간 지속되온 지역민 숙원사업의 극적 해결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포항시는 동해면 도구리 포항공항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가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 철거 요구에 부합하여 약 10년만에 철거가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열린 제5회 포항시 경관위원회(위원장 최용달)에서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 철거가 심의 안건으로 상정되었으며, 심의 결과 원안 가결되었다.
논란이 되는 ‘은빛 풍어’ 조형물은 2009년 3월 준공 직후부터 동해면 청년회 및 마을주민으로부터 설치 반대가 있었으며, 이후에도 연오랑세오녀의 고장인 동해면과 지역의 정서가 맞지 않아 지속적인 철거 요구에 몸살을 앓았으며, 비행장 주변에 설치된 조형물로 비행기가 추락하는 듯한 형상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등 여러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또한, 2015년 포항시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으로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는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며, 지역정서와 부합하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출되었다.
이에 포항시는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여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과메기 특구지역(호미곶면, 구룡포읍)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여 조형물 이전을 적극 검토하였으나, 조형물이 비상하는 형상이 아닌 땅에 거꾸로 박힌 형상을 가진 것에 대한 부정적 의견 등으로 인해 이전 대상지역 주민의 반대의견이 많았으며, 이전 시에는 작품을 4등분(좌?우?상?하단) 하여 운반해야 함에 따라 작품의 예술성 훼손 우려로 인해 이전 추진이 더 이상 불가하여 철거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21일 열린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에서는 “세계적 거장 조각가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라는 작품 역시 1981년 뉴욕의 연방 광장에 설치되었다가 보행인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광장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여론으로 인해 결국 설치 8년만인 1989년 철거된 바 있다.”, “공공미술은 지역의 공공성에 기반한 예술작품으로 지역정서와 부합하지 않을 시 공공미술로서의 자격을 잃게 된다.”는 의견과 함께 “지속적인 철거 요구로 인해 막대한 행정력이 낭비되었으며 사후관리 예산편성 등 어려움이 있으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시민들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된 작품이므로 우리 시에서도 최대한 유지?보존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조형물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부득이하게 철거를 결정하게 되었다”며, “이번 사례를 선례로 남겨 행정을 추진함에 있어 지역 정서와의 화합이나 융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시민공청회를 개최하거나 사전에 충분한 의견조회를 하는 등 지역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소통을 강화하여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