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민주화 긴급점검-1] 수단에서 문민정부 수립이 가능한가?

수단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의 상징인 아라 살라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몇주 전부터 수단에서 민주화 시위가 계속됐다. 지난 주 쿠데타 소식과 함께 수단의 전직 대통령 오마르 알 바시르의 실각 소식을 들려왔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쿠데타 지도자로 언론에 등장한 아흐메드 아와드 이븐 아우프는 하루만에 국가 수장 자리에서 사임했다는 점이다.

국방부 장관 겸 부통령이던 아흐메드 아와드 이븐 아우프가 현재 수단에서 최고의 행정기관인 과도군사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수단군 감찰관인 압델팟타흐 압델라흐만 부르한 중장이 임명됐다. 난장판이나 다름없다.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수단에서는 시민보다 군부가 여전히 확실한 실세”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단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들은 민주화의 봄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인가? 수단의 현재를 이해하려면 약 100년전으로 되돌아 가야 된다.

수단이라면 제일 먼저 생각되는 나라가 이집트이다. 고대 이집트 왕국이 이란계 제국에게 멸망하고 나서, 이집트 왕가는 수단으로 피신 가 여기서 다시 왕국을 세웠다. 즉, 수단의 역사는 이집트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19세기 초 오스만 제국의 이집트 총독 메흐메트 알리 파샤는 반란을 일으키고 자치권을 얻은 후 영토 확장에 나섰다.

이집트의 지배를 받은 수단의 지도

이에 따라 수단의 북부는 이집트 지배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집트는 수단을 다스리게 된다. 다시 말하면 19세기 중엽 수단에선 이집트 파견된 고급 관료들이 실세 노릇을 했다. 영국의 영향으로 서구화된 이집트 관료들은 수단에서의 이미지가 썩 좋지 않았다. 이를 기화로 반란이 일어났는데 바로 마흐디의 난이다.

당시 수단은 이집트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사실상 영국 영향 하에 있었다. 영국 군인들과 이집트 관료들은 전통적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수단 지역 주민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30대 초반의 젊은 신학자 무함마드 아마드는 1881년 자신이 이슬람교의 구세주인 마흐디임이라고 선포하면서 “메시아 예수의 재림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 수단 사람의 단결을 끌어냈다. 대규모 세력을 모은 아마드는 영국-이집트 연합군을 여러 차례로 물리치고 1885년 현재 수도인 카르툼을 장악했다.

실질적으로 통일 수단의 첫 국가 수장이 된 것이다. 아마드는 1885년 발진티푸스에 걸려 별세했지만, 그의 후임들이 그가 건설한 수단을 1899년까지 이끌었다. 1899년 영국은 가장 훌륭한 장군들이 순국한 이 땅 수단을 점령하여 이집트와 합병시켰다.

이집트는 1922년 독립선언을 했지만, 수단에서는 이집트-영국의 신탁 통치가 지속되고 있었다.이집트에서 1952년 왕정이 무너지면서 수단 문제가 다시 한 번 영국과 이집트 사이에서 협상 대상이 되었다. 이집트에서 가말 압델 나세르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수단 독립의 길이 열렸다. 수단은 마침내 1956년 독립했다.

수단 정치에는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 1956년에 출범한 수단 공화국에는 총리가 존재했지만, 영국 총독이 비운 자리가 행정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대통령 같은 누군가가 없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정치판도 크게 두 가지 파로 분열돼 있었다. 마흐디의 난을 일으킨 마흐디 파의 후예들이 창당한 움마당과 민족주의와 세족주의를 모방한 민주통일당이다. 이 둘 정당이 양당 구조로 1950년대부터 수단을 끌고 갔으나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았다. 사회적 분단과 함께 양당 내부에서도 별도로 분열이 생기면서 국내 상황이 악화되었다. 바로 이 시점인 1958년, 수단 군부가 조직적으로 정권을 장악했다.

1964년에 영국 순방 중인  이브라힘 아부드

당시 수단의 총사령관을 역임한 이브라힘 아부드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그의 권력 장악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훗날 남수단의 독립으로 진화될 남북 내전이 바로 1963년에 터졌고, 정권 불만이 많은 젊은이들은 시위에 나섰다. 더 이상 정권을 유지 못 할 거라고 판단한 아부드 대통령은 1964년에 권력을 임시 정부에게 양보하며 사임했다. 이를 계기로 수단의 1차 군사 정권이 마무리 되었다. 1964년에 출범한 이 정부는 수단의 첫 문민 정부이었다. 즉, 수단은 문민정부 경험이 없는 나라가 아니다는 것이다.

제2편에서는 30년 동안 정권을 장악했지만 현재 체포된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의  정치적 배경과 수단의 현황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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