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풍경’ 권영상 “추녀 끝에서 붕어가 하늘을 난다”
추녀 끝에서
붕어가 하늘을 난다.
재미있어도
저렇게 재미있어할 수 없다.
쟁그렁쟁그렁
엉덩이춤을 춘다.
어흠,
부처님이 그걸 내다보느라
오줌 누러 가실 새가 없다.
# 감상노트
위풍당당한 사원의 모양 나는 부연(附椽) 끝이 아니라도 좋다. 가난한 절집 살림이어도 처마 밑에 붕어 한 마리쯤은 거두니. 때로 쇳조각에 지나지 않는 형상도 바람처럼 노니는 자유가 되기도 해. 헤엄치는 소리에서 엉덩이춤을 보여주는 눈도, 붕어의 재롱에 빠져 오줌 누러 갈 새가 없는 부처님을 만들어내는 능청도 고마운 세상을 아는 시인의 선물이다.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