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일출’ 그 짓붉은 장엄함에 나는 넋을 놓고 말았다

‘아시아엔’ 소순웅 독자 제공 속리산 일출 파노라마 

[아시아엔=사진·소순웅 글·이상기]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를 잇는 속리산(俗離山)은 이름 그대로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사는 삶도 괜찮다고 속삭인다. 짓붉은 빛 단풍은 어느새 겨울맞이를 위해 제 몸에서 떨어져 여기저기 흩어진다.

그리곤 산 곳곳엔 나목(裸木)이 하나둘 눈에 띈다. 小雪 지난 절기는 저 산, 저 봉우리, 저 나무에 어느새 겨울빛을 입힌다.

나흘만 지나면 무술년 마지막 달력이 나오는 11월 27일 아침 <아시아엔> 독자 소순웅(56)씨는 여느날처럼 천황봉에 올랐다. 일년 열두달 눈·비, 바람 아랑곳 않고 속리산을 뒷동산 삼아 오르는 소씨는 이날 아침, 해가 떠오르는 쪽을 향해 심호흡을 하고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 신선동마을에 사는 소씨는 이날 아침 5시께 집을 나서 1시간 40분쯤 후 천황봉에 도착했다. 일출 직전의 하늘은 캄캄한 틈사이로 빛줄기를 희미하게 뿌리고 있다. 아직 사방은 어둑어욱하고 저 멀리 광채가 올라온다. 소씨는 침착하게 그러나, 대담하게 셔터를 연달아 눌러댄다. 이때 시각이 아침 6시 41분, 7시 10분, 7시 16분. (사진 위로부터)

숨죽여 바라본 하늘엔 어느새 단풍이 짓붉게 피어나고 구름도 붉게 흩어지고 만다. 붉으니 티없고, 티가 없으니 유난히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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