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 대한 ‘오해’와 ‘반전’···”쓰는데 5분 썩는데 수백년”
[아시아엔=전창림 홍익대 바이오화학공학과 교수, <미술관에 간 화학자>, <고분자: 공학과 화학> 등 저자] 필자는 플라스틱이 전공이고 25년 전에는 썩는 플라스틱 개발로 각광을 받던 화학자다. 실제 사실과 다른 과학이 괴물같은 힘을 휘두르는 것이 안타까워 좀 다른 관점도 있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밝히려 한다.
요즘 유행하고 공감받는 기사 제목 중에 ‘쓰는데 5분 썩는데 수백년’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는 계속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버리기로 했다”라는 전제 위에서야 맞는 말이다.
쓰레기가 썩으면 좋은가? 정말 쓰레기를 자연에 방류하고 썩어서 없어질 때까지 기다릴 건가? 앞으로는 모든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방류하면 안된다. 모든 쓰레기는 철저히 분리수거하여 처리하여야 한다.
음식물 같은 썩는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방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자연이 오염되어 병원균이 창궐하고 강이나 바다는 부영양화로 녹조·홍조가 심해져 수중생물이 멸절하고 썩고 만다. 우리가 수없이 많이 겪은 환경의 재앙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연에 쓰레기 방류를 계속하면 썩는 쓰레기는 독약, 안 썩는 쓰레기는 몸에 나쁜 음식에 비유할 수 있다.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방류하면 썩는 쓰레기가 안 썩는 쓰레기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무서운 오염을 시킨다. 문제는 썩고 안 썩고가 아니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강이나 바다에 방류할 건지 분리수거해서 처리할 건지다.
또 하나 요즘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뜨겁다. 미세플라스틱은 아주 오래 전 플라스틱이 좋은 줄만 알았을 때 마구 쓰고 강이나 바다에 버린 것이 수십년에 걸쳐 노화되어 미세화된 것이다. 이 문제를 보고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고 하는 것은 지금부터 몇십년 동안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계속 방류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방류하지 않고 수거하여 재활용처리하면 오히려 썩는 쓰레기보다 안 썩는 쓰레기가 더 유리하다. 중세유럽의 인구 1/3을 죽인 페스트 같은 대재앙은 비닐봉지만 있었어도 반 이상은 막을 수 있었던 참화다. 썩지 않는다는 것은 물이 묻지 않고 균이 자라지 않는다는 뜻이다. 식품을 부패나 균의 위험에서 가장 간단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비닐밀폐 포장이다.
종이컵은 재활용율이 1%도 안 된다는 기사가 났었다. 그 이유가 플라스틱 코팅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코팅이 안 된 종이컵이나 종이팩 혹은 도시락 상자를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렇게 유통되는 제품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더구나 액체 상품은 종이만으로 포장이 불가능하다. 유리가 유일한 액체포장의 대안이지만 깨질 위험이 있고 무게가 7배 가량 무거워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사실 쓰레기를 수거하여 재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플라스틱만큼 유리한 재료가 없다. 재활용에 가장 적은 에너지가 들고, 재활용 공정에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가장 적게 일으키는 게 바로 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이니”, “썩지 않으니” 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쓰레기를 수거 처리하지 않고 강이나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잘못된 전제 위에서 나온 것이다. 비용은 들겠지만 앞으로는 철저히 수거하여 재활용해야 하며, 절대로 강이나 바다에 방류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철저한 수거처리를 전제한다면 썩는 쓰레기가 더 나쁘다. 재활용하기도 나쁘고 자연에 직접적인 독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속 쓰레기를 강이나 바다에 버리기로 했다” > 대체 누가 그럽디까.
‘사실 쓰레기를 수거하여 재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 재활용이 잘 안되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 문제라는 거 아닙니까.
논점도 목적도 불분명한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