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수···살아나려면 젊은이들과 호흡하라, 문재인·박원순처럼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1983년 10월 북한에 의해 미얀마 아웅산에서 숨진 인물들은 한국이 배출한 최고의 인재였다. 전두환이 집권과정을 통해서 많은 비난을 받지만, 이를 극복하려고 사람을 쓰는 것은 탁월했다. 먼저 경제의 김재익 박사다. 전두환은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모든 것을 맡겼다. 박정희 시대 고도성장의 부작용의 고삐를 김재익이 잡았다.
외교는 함병춘 박사다. <타임>이 ‘80년대를 움직일 100인’에 꼽았다. 그의 아들 함재봉 박사가 아산정책연구원장이다. 그가 liberal arts로 전인적 교양교육에 치중하는 칼튼대를 나온 것은 부친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다. 그는 일찍 중국을 공부하기 위해 대만 국립사범대에 들어갔다.
함재봉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386’이 집권 전에 유학 다녀왔더라면 우리나라 정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한국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좌나 우나 극단으로 흐르고 있는데 미국처럼 ’중간‘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자유민주주의 기본정신은 인식론적 회의주의로, “나도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기반 위에 서있다. 그런데 우리는 조선 성리학으로부터 구한말의 위정척사파, 오늘날의 기독교 대형교회까지 전부 근본주의다.
한국 보수의 위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라고 본다. 미 공화당은 1964년 배리 골드워터가 참패하면서 ‘강한 개인주의’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경제는 물론이고 교육까지도 개인주의를 통해 보수를 완전히 재구성했다. 훗날 이를 통해 집권한 사람이 로널드 레이건이다.
젊은 층을 잡으려면 한국 보수도 ‘강한 개인주의’로 가는 수밖에 없다.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심지어 북한식 민족주의도 젊은이는 배격한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국무회의가 아니라 비서실 중심으로 정치를 한다. 대통령중심제 헌법에서 모든 일은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다. 모든 책임도 대통령이 져야 한다. 국정을 망가뜨린 박근혜가 탄핵받은 것이 이것이다. 이승만은 미국 정치에 젖어서 장관을 secretary라고 했다. 대통령의 비서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이승만은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최고 지도자였다. 그러나 4월 혁명은 이승만에 의해 민주주의에 눈뜬 젊은이들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함재봉은 젊은 사람에게서 희망을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원순 시장은 젊은 사람들과 호흡할 줄 아는데, 보수는 여기에 훨씬 못 미친다고 비판한다.
방법은 유럽처럼 젊은 감각을 가진 사람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 짓는다.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吐할 수 있는 젊은이가 얼마나 있는지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