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망명 8년째 ‘위키리크스’ 어산지 美강제송환 위기
[아시아엔=편집국] “모든 권위적 정부는 음모로 유지된다. 권위적이고 음모적인 정부일수록 정보유출은 권력자들로 하여금 더욱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지게 한다.”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말이다.
소수가 독점하고 은폐한 ‘위험한’ 비밀들을 세계인들에게 폭로해온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영국 내 에콰도르대사관으로 망명한 지 7년만에 미국으로 강제송환될 위험에 처했다.
<AP>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신임 대통령 레닌 모레노가 영국 정부와 ‘망명 피난 종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어산지를 지지하는 운동가인 디아니 바레토는 “미국 법정에서는 망명의 존엄성이 인정된다. 에콰도르는 미국의 또 다른 식민지가 되려고 하고 있다”며 “어산지를 박해와 위험이 존재하고 있는 나라에 돌려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어산지가 실제로 추방될 경우, 미군 관련 극비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될 게 거의 확실하다. 2010년 <위키리크스>는 이라크 파병 군 출신 매닝 일병의 제보로 미군 헬기의 민간인 사살 동영상과 아프간-이라크 전쟁 관련 기밀 수십만건을 공개한 있다.
이와 함께 독재정부의 부정비리를 폭로해 ‘아랍의 봄’의 촉발점이 되기도 했고, 전 세계 검은 돈이 모이는 스위스 은행, 미국 정보기관의 세계인 사찰 및 해킹, 세계 금융자본과 정치권력의 커넥션 등 <위키리크스>가 2006년 창립 이래 내보낸 특종보도는 엄청난 분량과 그 이상의 파괴력을 나타냈다.
<위키리크스>는 전 세계 내부고발자들과 함께 ‘진실의 힘’으로 세상을 바꿨고, 그 덕분에 세계시민들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실감하며, 정치 엘리트와 국가체계에 대한 환상을 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줄리언 어산지는 탄압과 음해 속에 수감, 감금, 망명 생활을 해야만 했다. 미국 정치권은 “어산지에게 처형 외에 다른 것은 모두 너무 자비롭다”(마이크 허커비 공화당 의원)와 같은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현재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은 어산지의 인터넷 및 컴퓨터 접속과 전화 모두를 차단했으며, 7년간 대사관 안에 갇혀 지낸 어산지는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세계시민들은 어산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실제 뉴질랜드에서는 7월 25일 기준으로 1300명 이상의 시민이 어산지를 뉴질랜드로 망명시키라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뉴질랜드 탄원서를 주도한 그렉 르제스티오비키는 “위키리크스는 민주주의 감지기다. 우리의 정부들이 위키리크스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의 말이다. “불의를 목격할 때마다 수동적이 되면 그의 영혼은 어느새 노예처럼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