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통해 드러난 4가지 ‘진짜 민심’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엊그제 6,13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선거였다.
송 나라의 대신 사호(史浩)가 지은 <상서강의>(尙書講義)에 “천명은 일정하지 않다. 오직 덕 있는 사람을 돕는다”는 말이 있다. 하늘은 특정한 나라나 단체, 사람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덕’(德)이란 글자는 본래 ‘덕’(悳)으로 썼는데, 곧을 ‘직’(直)자와 마음 ‘심’(心)자의 결합이다. 결국 ‘곧은 마음’이 바로 ‘덕’이다. 태어날 때는 누구나 곧은 마음을 갖고 태어난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잘못 물이 들어 속이고 꾸미는 것이다. “덕을 닦는다”는 말은 세속에 물든 더러운 때를 벗기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나라나 단체이든 처음 건립될 때는 무슨 일이든지 순조롭게 되어 마치 하늘이 도와주는 것같이 된다. 그런데 망해 가는 나라나 단체는 무슨 일이든지 꼬이고 비정상으로 되어 마치 하늘이 망치려는 것같아 보인다.
새로 일어나는 나라와 단체를 세우려는 사람들은 구성원 모두가 정직하고 근면하고 검소하다. 그리고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뛴다. 그러니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될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망해 가는 나라나 단체는 구성원 모두가 원칙을 지키지 않고 나태하고 소극적·부정적이고 교만한 자세로 모든 일을 한다. 그러니 하는 일마다 되는 것이 없다.
사실 천명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서경>(書經)에서 말하기를, “하늘이 보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부터 보고, 하늘이 듣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 부터서 듣는다”고 했다. 백성들의 반응이 곧 천명이라는 얘기다.
엊그제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역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도 민심을 읽지 못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막말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만을 외치다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그리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일찌감치 물러나고 말았다. 이제 곧 정계개편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그 민심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민심은 야당의 탈바꿈을 원한다. 야당은 저질적 배신 행각과 잘못을 범하고도 반성할 줄 몰랐다. 그리고 밥그릇 싸움하는 야당의 귀족적 안이한 태도에 민심은 화가 났다. 야당의 인간적 배신과 탐욕과 이중적 행위에 민심은 더 분노했다. 민심을 모르는 지도층, 현장을 모르고 감언이설로 표를 얻고자 하던 정치인은 이제 탈바꿈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
둘째, 보수의 독선과 오만과 배신은 끝내야 한다. 배부른 야당의 지도자들은 눈치를 보면서도 환골탈퇴를 하지 못했다. 민심은 과거의 배신·분열·혼란·피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보수 지도자들은 알아듣지 못하고 계파 싸움만 했다. 자유체제보장과 오만과 독선에 대한 CVID가 먼저 필요한 곳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 보수야당이다.
셋째, 참신하고 젊은 인재에게 기회를 주라고 외치고 있다. 보수라는 이미지는 어떤 내실을 갖추어도 진보라는 이미지를 이기기 어렵다. 국가이익·국리민복·민생을 돌보지 않고 자기들 이익 챙기기에 바쁜 보수의 이미지로는 진보를 이길 수 없다. 새 인물을 찾아내 기회를 주고 새 정치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이문덕’(以文德)을 배워야 한다. ‘이문덕’이란 이번 6·13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덕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백성을 받들고 평화의 길을 열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다. 정당한 국정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지 않고 적극 도우며 ‘덕의 청치’를 하라는 것이다. 물론 정당한 반대는 당연히 치열하게 하여 국정이 바로 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지금 세상은 눈도 깜빡이지 못할 정도로 핑핑 돌아간다. 불구대천의 원수나 다름없던 미국과 북한이 서로 손을 잡고 웃고 있다. 민심이 천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