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을 아쉬워하는 밤바다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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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박지영 노스케롤라이나 주립대학 미디어디자인 전공] 눈을 감으면 잔잔한 파도 소리와 뺨을 매만지듯 지나가는 바람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여름밤을 지배하는 신이 있다면 아마 이곳에 살 것 같다.

동화책을 통해서 상상만 할 수 있던 수많은 별들이 지금 바다 뿐 아니라 해변에 서 있는 나의 두 눈으로도 쏟아져 내린다. 나의 발끝에서 멀리 수평선을 지나 머리 너머 뒤쪽으로 쭉 뻗은 은하수가 마치 이불처럼 나를 덮어주고 있는 것 같다.

별똥별들이 수줍은 양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마음속에 하늘을 가로질러 간 잔상이 추억보다 선명하다. 여름이 지나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면 오늘 밤의 이 황홀함이 이내 잊히겠지.

하지만 잊지 않으리. 거대한 자연 앞에서 티끌보다 작은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욕심을 버리고 살겠다고 한 오늘의 마음가짐을.

노스캐롤라이나 오크아일랜드 비치에서(Oak Island, North Carolina)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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