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통일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한국인

지난 2008년 10월3일, 독일 통일 기념일을 맞아 베를린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주변에서 축하행사를 즐기고 있다. <참고사진=신화사>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국 정치에서 ‘민족’과 ‘통일’이라는 두 단어가 유별나게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로 모든 한국인들은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이 남북통일이라고 비춰지는 것을 확실하게 하려고 할 것이다. 한반도의 분단은 실제로 혹은 알려진대로 남북한?동시에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소주 몇 잔을 돌리며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고 나면 그들이 말했던 통일에 대한 공공연한 열정이 처음에 봤던 것 보다 현저히 덜 열광적이고, 경고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인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이들이 통일에 드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정책때문에 파멸해 가는 북한 주민들을?돕기 위한 자금을 대는 것에 자신의 남은 일생을 써야 하는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2011년?평화문제연구소가 실시한 연례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1%가 ‘북한을 같은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외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28.5%는 북한을 ‘여전히 같은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북한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처럼 외국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답도 세 번째로 높은 응답률(14.3%)을 보였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인의 52.9%는 북한 주민들을 ‘동포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지만, 30.2%에 달하는 사람들은 북한 주민을 ‘더 이상 같은 민족·동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1994년 한국인 91.6%가 통일을 ‘필요하다’고 응답했던 반면 2007년 서울대학교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필요하다’는 응답률은?63.8%로 줄었다.

한때 한국 정치의 추진력이었던 통일에 대한 꿈과 열정을 부정할?사람은 없다. 하지만?이 꿈과 열정은?천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들은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이후에 태어나 반공산주의라는 환경에 노출됐던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 캠퍼스 안에서 스탈린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지도 않았다.

이런 그들에게 북한은 관계가 없는 일이다. 친척이 있다 하더라도 거의 교류할 수도 없다. 젊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친척들은 그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북한에서 일어나는 정치·사회적인 이벤트들은 그들의 삶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뉴욕이나 베이징, 런던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한국인들은 북한을?일으키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모두 통일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조만간 통일이 된다면 그들이 통일에 대한 비용을 충족시켜야 할 세대임은 분명하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 또한 특정한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만간 반통일 기류가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다. 이는 긴급상황시에?한국정부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정치적 요소가 될 것이며, 긴급 상황은 북한과 관련돼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가능성이 높다.

번역 최선화 기자 sun@theasian.asia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theasian.asia/?p=18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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