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45일째 올림픽공원 농성…투표지 247만장 공개검증이 철수 여부 가른다

10월 27일 밤 올림픽공원 모습

검증 앞두고 27일 밤 시민들 속속 집결…특검, 3검증 추진
“공원 시민에게 돌려줘야” vs “검증 결과 끝까지 지켜봐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27일 밤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6월 5일부터 145일째 이어진 투표용지 보전 요구 농성이 28일 공개검증을 앞두고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현장에서는 검증 이후 농성을 마무리하고 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과 결과를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은 28일 오전 9시부터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된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장과 폐쇄회로(CC)TV 등 관련 자료를 공개 검증한다. 현장 검증은 28일 하루 일정으로 추진되지만, 이상 투표지에 대한 정밀감정과 후속 수사는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올림픽공원 봉사자 테이블에서 한 여성이 준비물을 챙기고 있다. “알아주지 않아도 오늘의 발걸음을 옮긴 여러분의 헌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적힌 문구가 눈길을 끈다. <사진 조영현>

특검팀은 투표지 수량과 인쇄·기표 상태, 위조 여부 등을 확인하고 투·개표 장비와 관련 서류도 점검할 계획이다. 국회가 선정한 참관단과 여야 국회의원, 언론인 등 150여명이 참관하며, 경찰은 현장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3300여명 규모의 인력을 배치한다. 이번 검증은 수사 절차로, 공직선거법상 재검표와는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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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원 돌려줘야” vs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장기간 현장을 지켜온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농성의 향후 방향을 놓고 의견이 나뉜다.

철수를 주장하는 쪽은 시민들이 요구해온 투표용지 보전과 공개검증이 국가기관의 공식 절차로 이어진 만큼 이제 농성을 마무리할 때라고 본다. 올림픽공원이 시민 모두의 공간인 만큼 장기 농성으로 인한 불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그동안 국민의 권리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앞으로는 검증 결과를 감시하고 필요한 활동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현장 유지를 주장하는 참가자들은 실제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철수를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한다. 특히 약 247만장의 투표지를 하루 동안 검증하는 방식이 충분한지, 검증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확보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검증 결과를 확인한 뒤 농성 규모를 줄이거나 장소를 옮겨 활동을 이어가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 올림픽공원에 석양이 내려앉고 있다. 두 다리가 없어 휠체어를 의지한 이욱진씨의 높이 든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며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이씨는 매일 전철을 이용해 이곳에 참여하고 있다. 묵묵히 이어온 이씨 같은 참가자들의 헌신과 기억이 노을 속에 머문다. <사진 조영현>

28일 검증, 농성의 새로운 분기점

이번 공개검증은 지난 6월 5일부터 이어진 농성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검증이 이루어진다는 사실만으로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행위가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검증 과정과 결과, 후속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현장을 떠나는 것이 시민 감시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농성을 계속하는 것만이 시민의 책임을 다하는 유일한 방법도 아니다.

145일 동안 올림픽공원을 지켜온 시민들 앞에 이제 새로운 질문이 놓였다. 검증 이후에도 현장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다른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갈 것인가.

28일 공개검증은 투표지의 진위를 확인하는 자리인 동시에 장기 농성의 다음 행보를 결정할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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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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