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또 어느 강을 건너야 하나-국치일의 회한’ 김태형

경술년 팔월 스무아흐레
오백 년 사직이 무너지던 날
궁궐의 문은 닫히고
나라를 판 자들의 곳간은 열렸다
붓을 꺾고 자결한 선비
아기를 업고 강을 건너던 어머니
압록강 물결마다 통곡이 흘렀고
두만강 갈대마다 고향이 울었다
백 년도 더 지난 오늘 칼을 든 자보다
두려운 역사를 잊어 가는 우리의 무심함
나라의 내일을 물어도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
강물은 그날을 잊었어도
물밑에는 떠나간 이들의 눈물이 남아 있다
삼십 년 뒤, 아니 삼 년 뒤
우리 손주들은 또 어느 강을 건너야 하나
2024년 8월 29일, 국치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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