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육

하얼빈에서 만난 안중근과 731부대…한중 청소년 20명, 역사에서 평화의 미래를 배우다

731부대 앞에서

4박 5일 항일 역사탐방 마무리…한중도시우호협회·지린일보 공동 수료증 수여
권기식 회장 “침략의 역사를 기억하고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 되새긴 뜻깊은 여정”

중국 하얼빈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도시다.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자, 일제의 침략과 전쟁범죄의 흔적이 남아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곳을 찾은 한중 청소년 20명이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여정을 마쳤다.

한중도시우호협회와 지린일보·길림신문이 공동 주최한 ‘2026 한중 청소년 역사탐방 프로그램’ 수료식이 10월 15일 오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중앙대가의 동허쥐(同合居) 연회장에서 열렸다.

이날 수료식에는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과 유창진(兪昌振) 길림신문 총편집장, 청소년 탐방단과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탐방 성과를 돌아보고 참가 청소년 20명에게 한중도시우호협회와 지린일보 공동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했다.

이번 탐방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청소년 20명과 참관단 10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 탐방단은 중국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일대의 항일 유적지를 찾고 현지 청소년들과 교류했다.

탐방의 중심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 역사를 현장에서 살펴보고, 이를 오늘날의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로 연결하려는 취지가 놓여 있었다.

탐방단 학생들에게 항일 정신을 설명하고 있는 권기식 회장(거운데)

권기식 회장은 수료식 격려사에서 중국인권발전기금회와 지린성 인민정부 신문판공실 등 관계기관의 지원, 지린일보와 길림신문 등 공동 주최기관의 협력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한중 청소년 역사탐방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한중 청소년들이 상호 교류하고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 현장을 탐방해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긴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유창진 길림신문 총편집장도 축사에서 “한중도시우호협회와 협력해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중 청소년들이 인권과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한중 우호를 위해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에서

수료식 다음 날인 16일 오전, 탐방단은 하얼빈 안중근의사 기념관과 일본군 731부대 유적지를 방문했다.

안중근의사 기념관은 일제 침략에 맞서 싸운 안 의사의 삶과 활동을 기리는 공간이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그는 단순히 한 개인에 대한 응징을 넘어 동양의 평화와 각국의 공존을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탐방단이 찾은 또 다른 현장인 731부대 유적지는 일제가 중국 동북지역에서 자행한 생체실험과 세균전 연구의 실상을 보여주는 장소다. 일본 관동군 소속 731부대는 전쟁 기간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비인도적인 인체실험을 자행했다.

한쪽에서는 식민지 지배에 저항한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다른 한쪽에서는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존엄을 짓밟은 역사적 현장을 마주한 것이다.

두 장소는 서로 다른 역사를 담고 있지만, 침략과 폭력이 인간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탐방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교실에서 배우던 역사를 실제 현장에서 접하고, 다른 나라의 또래들과 함께 그 의미를 되새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역사적 사건을 과거의 기록으로만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근현대사에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이라는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함께 돌아보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는 동시에 미래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생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한중도시우호협회와 지린일보·길림신문 등 주최기관들은 이번 행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정례적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한중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한중역사탐방단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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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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