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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고교생 23명의 문학 꿈, 70년 만에 기념비로…‘백치동인’ 문학비 건립

회억과 뿌듯함 그리고 설렘…

1956년 마산의 남녀 고등학생들이 결성한 문학모임 ‘백치동인’의 기념비가 마산문학관 앞뜰에 세워졌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건립된 기념비 제막식은 10월 8일 오후 3시 지역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념비 건립에는 생존 동인인 황성혁 소설가가 성금을 보탰고, 마산문인협회 창립회원인 김용복 원로시인이 추진을 맡았다. 마산문학관과 마산문인협회 집행부는 건립 실무를 담당했다. 학생 시절 함께 문학의 꿈을 키웠던 두 동인이 오랜 세월 뒤 동료들의 이름을 한자리에 새기는 데 힘을 모았다.

백치동인은 1956년 마산의 남녀 고등학생 23명이 결성한 문학모임이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에 걸쳐 활동하며 학생문단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동인들은 시와 소설, 평론, 수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문향 마산의 전통을 이어갔다.

이날 제막식에서는 이쾌영 창원특례시 문화사업소장, 이경주 마산문인협회장, 성선경 마산문학관 운영위원장, 이우걸 전 경남문인협회장이 축사했다. 조재영 마산문학관 학예사가 사회와 내빈 소개를 맡았다.

동인들의 작품을 낭송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김진희가 변재식의 ‘달밤’을, 김란이 이제하의 ‘청솔 그늘에 앉아’를 낭송했다. 비문을 쓴 김복근 박사가 비문을 소개하고, 황성혁 소설가가 답사했다. 건립에 힘을 보탠 황성혁과 김용복 두 동인도 자리를 함께했다.

현재 생존 동인은 강위석 시인, 이제하 시인·소설가, 김만옥 소설가, 황성혁 소설가, 김용복 시인 등 5명이다.

기념비 앞면에는 백치동인의 출발과 문학적 발자취, 건립 취지가 담겼다. 마산의 남녀 고등학생들이 문학동아리를 결성해 학생문단에서 이름을 알리고, 이후 한국 문단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는 내용이다. 동인들의 문학정신과 마산 사랑을 기리려는 뜻도 새겼다.

뒷면에는 김재호, 박봉진, 임철규, 임혜자, 하기주, 황성혁, 김만옥, 김병총, 김상애, 김용복, 염기용, 이수춘, 조병무, 강위석, 박현령, 변재식, 송상옥, 유동석, 이광석, 이제하, 전일수, 추창영, 허유 등 동인 23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비문은 김복근 박사가 짓고, 글씨는 조현판이 썼다. 건립자로는 김용복 시인과 황성혁 소설가의 이름이 기록됐다.

고등학생들의 문학모임으로 출발한 백치동인은 각자의 삶과 작품으로 한국 문단에 자취를 남겼다. 창립 70년 만에 세워진 기념비는 그들의 출발과 우정, 문학의 꿈을 함께 기억하는 자리가 됐다.

마산문학관 앞뜰에 세워진 백치동인 기념비와 낙엽. 1956년 문학의 꿈을 함께 키운 23명 가운데 먼저 떠난 동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잎은 떨어져도 그들이 남긴 문학은 이어진다. 기념비 옆 황성혁 작가는 70년 전을 회상하며 상념에 젖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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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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