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영월 사람들①] 김남수 전 교장…스승에게 받은 사랑을 제자들에게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은 10월 6일 영월 동네방네 기자단 특강 ‘내 삶을 다시 비추다’에서 참석자들과 옛사진을 보며 살아온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녹취와 참석자가 준비한 회고글을 바탕으로 김남수 전 교장, 박봉주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 수석부회장, 김흥식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구술은 뜻을 살려 읽기 쉽게 다듬었다. <편집자>

김남수 전 영월초 교장이 6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급우들과 찍은 사진을 화면에 띄워놓고 추억담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선 고명진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장이 이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이상기>

영월초등학교와 구래초·내성초 교장도 역임하며 42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김남수 선생님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먼저 떠올린 것은 사람들이었다. 어린 자신을 돌봐준 선생님,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 어려운 시절 곁을 지켜준 가족이다. 그가 준비한 회고글의 제목은 ‘고향과 사람의 사랑으로 살아온 길’이었다.

기자의 동네방네 기자단 특강 ‘내 삶을 다시 비추다’에서 김 교장은 옛사진과 함께 지나온 시간을 펼쳤다. 사진 속 젊은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는 어느새 그 시절 함께했던 사람들에게로 이어졌다.

1947년 태어난 김 교장에게 어린 시절은 배움과 돌봄을 함께 기억하는 시간이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교사에게 받은 가르침이 오래 남았다. 선생님 댁에 친구들과 모여 공부했고, 선생님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공부를 잘하도록 이끌어주는 것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을 깊은 관심으로 지켜보는 일이었다.

“그때 받은 관심과 가르침은 오래 세월이 지나도 내 삶의 큰 힘이 됐다.” 훗날 자신이 교사가 된 뒤에도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이를 가르치는 자리에 설 때마다, 어린 자신에게 마음을 쏟던 선생님을 떠올렸다.

청년 시절의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다. 학비가 제때 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빵을 사 먹기도 했다. 가정교사 일을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고, 그 과정에서 가르치는 보람을 배웠다. 자신의 공부와 생활을 이어가면서 다른 학생의 배움을 돕던 시간이었다.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보는 그의 회고에는 버텨온 자신에 대한 기억과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가 함께 있었다. 교실에 처음 섰을 때의 떨림도 그 시간들과 이어졌다.

영월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김 교장은 학생의 마음과 생활을 살피려 했다. 교사는 지식을 전하는 사람인 동시에 아이의 꿈을 키워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수업 시간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학생을 모두 알 수는 없었다.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살고,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가까이에서 알아가는 일이 필요했다.

스카우트 활동과 다문화교육, 가정방문도 그런 경험이었다.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격려하면서 작은 관심이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살피는 활동에서는 학교와 마을 사람들이 만났다. 그의 교직 생활은 교실 안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일상과 지역으로 이어졌다.

회고글에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담겼다. 아흔 살을 넘겨 세상을 떠난 어머니, 어린 시절 함께 자란 형제자매, 삶의 고비마다 힘이 되어준 가족이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과 보낸 평범한 시간이 더욱 귀하게 다가왔다.

아내에게는 긴 세월 곁을 지켜준 데 대한 감사를 전했다. 두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기쁨이다. 제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던 교사는 이제 가족의 일상에서도 삶의 보람을 찾는다.

김 교장은 앞으로도 바른 마음으로 살며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했다.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겠다는 다짐도 남겼다.

옛사진을 돌아보며 그가 다시 확인한 것은 혼자 살아온 인생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린 학생에게 건네졌던 스승의 관심은 교실의 아이들에게 이어졌다. 김남수 교장의 회고에는 그 사랑을 앞으로도 나누며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다.

김남수 교장은 교사 시절 제자들, 자녀들 졸업 사진을 올려놓고 추억을 다시 나눴다. <사진 이상기>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