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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조셉 전 美국무차관 “비핵화 우선 30년 실패…한미동맹 최종목표 ‘자유통일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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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관리 아닌 근본적 해결 필요…통일이 비핵화·인권 문제 해결의 길”
정경영 “대통령 직속 한미일 통일TF 설치…한반도·중국-대만 동시 평화통일 모색”
왕단닝 “중국 포함 다자 평화플랫폼”…이현승 “북한 주민 정보 접근·역량 강화해야”

지난 30년간 북한 비핵화를 우선해온 한미 대북정책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한미동맹의 전략적 최종목표를 ‘북핵 위기 관리’에서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 건설’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버트 조셉 전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담당 차관은 8월 6일 서울에서 줌으로 열린 ‘2026-3 한국통일전략세미나’에서 “지난 30년 동안 비핵화를 우선한 정책이 추진됐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오히려 크게 증대됐고 인권 상황도 악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 실현을 위한 미국의 역할과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조셉 전 차관은 북한의 핵무기와 정권 생존전략이 밀접하게 결합돼 있어 핵 문제만 떼어내 협상하는 방식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이 통일을 장기적인 전략적 최종상태(Strategic End State)로 명확히 설정하고 안보·인권·경제 문제를 하나의 틀 안에서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통일은 안보정책과 비핵화의 대안이 아니라 완성”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통일 추진은 전쟁을 부른다’, ‘중국이 통일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통일한국은 미국과 멀어질 것이다’, ‘통일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북한 주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다섯 가지 선입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을 무력이나 흡수의 개념이 아니라 1919년 독립운동과 홍익인간 정신, 한국 헌법의 가치가 완성되는 과정으로 설명하면서 시민사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조셉 전 차관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미 간 공동 전환기획기구 설치도 제안했다.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량살상무기(WMD)의 안전한 관리와 인도적 지원, 경제 통합 등을 사전에 준비하는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와 함께 북한 재건을 위한 금융구조도 미리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토론자로 나선 필자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와 재래식·핵 통합(CNI) 체계를 강화하고, 방어준비태세(DEFCON)가 격상되는 상황에서는 미 전술핵 재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쿠데타·주민봉기·WMD 유출·대규모 탈북 등 급변사태가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한미중 간 트랙 1.5 또는 트랙2 전략대화 채널을 상시 구축할 것도 제안했다.

필자는 또 대통령 직속 ‘한미일 통일태스크포스’를 설치해 통일한국의 외교안보·군사·경제·사회문화·국토·인권 문제를 포괄하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한미일이 외교·군사·경제·인도적 분야에서 통일전략을 사전에 조율해야 북한 급변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반도와 중국·대만 문제가 지리적으로 하나의 전구(戰區)에서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동일전구 내 지정학 연계론’을 제시했다. 필자는 북한이나 중국이 무력통일을 시도할 경우 다른 지역의 군사행동을 촉발해 동북아 전체의 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으며, 한쪽이 먼저 통일되는 순차적 방식 역시 다른 쪽의 ‘통일 조급증’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과 중국·대만이 장기적으로 ‘동시 평화통일’을 모색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동북아 질서를 만드는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이를 위한 4단계 방안으로 △한미일의 ‘자유·비핵·평화통일한국’ 구상 정렬 △남북미중 실무협의 뒤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4자 정상회담 제안 △한반도 평화회담과 중국·대만 통일회담의 병렬 추진 △통일한국·중국·미국·일본·러시아·몽골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안보협력체제 구축을 제시했다.

중국 측 토론자인 왕단닝 베이징 차하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을 단순한 ‘완충지대’로만 본다는 전통적인 시각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무장과 도발이 오히려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대규모 난민과 국경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북한의 급격한 붕괴 역시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왕 연구원은 한미중의 전략적 소통을 위해 트랙 1.5와 트랙2 대화채널을 만들고, 주변국과 유럽·국제기구까지 참여하는 다자간 평화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통일 이후 북한 재건 과정에서는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과 동북3성 경제, 북한의 인적·자연자원 및 지리적 이점을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탈북민 출신인 이현승 북한청년리더협회 설립자 겸 대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군사협력 심화를 거론하며 “위기를 관리하는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일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통일한국을 공식적인 정책목표로 채택하고,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공동 우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정보를 지속적으로 유입하고 장마당 세대의 역량을 강화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안보정책의 핵심 요소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세미나 결과보고서에서 “통일한국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만드는 데 이번에 제안된 정책과 전략들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북한 핵 문제를 매번 발생하는 위기로 ‘관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한반도 분단 자체를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전략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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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영

한국통일국제워킹그룹 공동의장, 전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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