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 전시회 개최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사 속 잊혀진 수집가의 부활
2010년 미술관 개관 이후 소장품 <윤상 수집 현재화가작품전 기념 서화첩> 첫 공개
<윤상 서화첩>을 중심으로 조선~근현대 서화 및 국립현대미술관, KTV 국민방송,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임응식사진아카이브 외 개인 소장품 등 130여점
1956년 <윤상 수집 현대화가작품전>을 방문한 대한민국 대표 예술가(뮤-즈) 104명의 방명록 공개

OCI미술관(서울 종로구 수송동)은 16일부터 3월22일까지 개관 15주년 기념 소장품전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을 개최해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사 속 잊혀진 수집가 윤상의 존재와 의미를 되살린다고 7일 밝혔다.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이하 윤상 전시)은 지난 1956년 7월 윤상이 한국전쟁 후 수집한 한국 현대회화 작품을 모아 동화백화점(현재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열었던 행사다.

당시 고희동, 이상범, 도상봉, 천경자,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 유명 화가 49명의 작품 64점이 출품됐는데 이를 계기로 미술계에서는 현대미술관의 필요성이 제기될 만큼 의미가 컸다. 전시에 ‘제1회’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윤상이 1960년 세상을 떠나면서 두 번째 전시는 열리지 못했다.

OCI미술관은 이번 신년 전시를 통해 소장품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 기념 서화첩>을 최초 공개해 1950년대 한국 현대 미술사의 공백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지난 2010년 국내 경매에서 이 서화첩을 입수한 OCI미술관은 그동안 수집, 보존 처리,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한학자 하영휘 전)성균관대학교 교수의 탈초 및 감수를 거쳐 15년 만에 공개하는 것이다.

윤상 서화첩은 일종의 방명록이다. 출품작 화가를 비롯해 당시 윤상 전시를 관람한 유명 인사 104명이 남긴 그림과 글, 관련 신문 기사 스크랩 등이 포함돼 있다.

당시 전시작 중 현재 행방이 확인된 작품은 2점이다. 이 중 한 점은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장욱진 회고전에 출품된 ‘가족’으로, 윤상 서화첩에 남아있는 신문 스크랩 사진을 통해 당시는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출품됐음이 확인됐다.

나머지 한 점은 유영국의 1955년작 ‘도시'(都市)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윤상 전시 리플릿에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작품은 윤상 전시 이후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윤상 전시 리플릿에는 출품작 목록 외에 당시 대한미술협회 위원장이었던 도상봉의 전시 소개 글이 남아 있다. 도상봉은 “화단의 원로 선배를 위시해 중견, 신진에 이르기까지 총망라된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행사로 중대한 의의를 가져온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는 윤상 전시와 관련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윤상서화첩에 축하 기록을 남겼던 사진작가 임응식은 당시 전시 출품 작가 49명 중 38명의 초상 사진을 찍었다. 전시에서는 임응식이 찍은 이들 사진과 함께 방명록에 기록을 남긴 인물들의 사진까지 57점을 소개한다.

이상범, 이응노, 김환기, 김기창, 변관식 등 윤상 전시 출품작가들의 다른 작품 중 OCI미술관의 소장품도 함께 전시한다.

OCI미술관 이지현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잊힌 개인 수집가, 윤상의 존재와 의미를 되살리는 의미가 있다”면서 “잊혀질 뻔 했던 수집가 윤상을 추억하게 해준 예술가들의 작품과 기록에서 영감을 받아 을사년 새해에는 갈등을 넘어 온기 가득한 변화의 시기로 뜻깊게 출발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월 22일까지 열리며, 전시 기간 중 매주 월요일과 설날 주간(1월 27일~30일)은 휴관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