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상의 글로컬 뷰] “익산시 외국인 적극 유치로 ‘인구감소 관심지역’ 벗어날 수 있다”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익산시는 호남선이 남북으로 중앙을 관통하고 전라선과 장항선이 동서로 교차해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이다. 서울(용산)역과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고속열차(KTX, SRT)를 이용할 경우 1시간 10분과 20분만에 도착한다. 다문화이주민의 시대 ‘호남의 관문’ 익산시는 외국인 주민을 위한 서비스와 함께 이주민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이 함께 바뀌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에 앞장서왔다.
익산시는 2019년 9월 누구나 찾아오기 쉬운 익산역 4층에 익산다문화이주민플러스센터를 개소했다.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가족센터, 외국인상담소가 한 공간에서 기능적 협업을 이룬다. 다양한 체류 외국인들이 초기 적응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를 능숙하게 도울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전북자치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 ‘외국인 주민 현장상담소’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1월 세계문화 전시·체험 시설로 개관한 익산글로벌문화관 또한 매월 3000명 이상 몰리는 익산의 새로운 명소다. 안산시의회와 정읍시, 담양군, 화순군 등 다양한 지역과 기관에서 견학을 위해 방문할 만큼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세계 의상, 악기, 놀이, 요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상시 프로그램과 유·초·중·고 현장학습 패키지와 시민 제안형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익산시는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익산시 외국인 정책 방향 설정’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필자가 먼저 기조 강연으로 ‘인구위기시대와 지방(익산), 귀환동포 이주민의 주류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익산) 모두 가족동반 상태로 귀환하는 외국국적 동포에 대한 정책이 사실상 부재 상태였는데, 2024년 법무부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이 정규사업화 되면서 외국국적 동포의 유치·정착이 중요해졌다. 지역우수인재 쿼터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조만간 법무부가 ‘지역맞춤형 외국인정책(광역 비자)’을 시행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익산시도 외국국적동포·외국인 유학생/근로자 유치를 위한 외국인 전담 부서 설치와 산학관민 협력 체제를 수립해 귀환동포·이주민이 익산을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희망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경북연구원 류형철 박사도 ‘경북의 이주 사회 전환 노력과 전북특별자치도와 익산시에 드리는 제언’에서 법무부의 광역비자 정책 시행이 가까이 왔으며, 지역특화형 비자 확대 추세에 대비해 우수인재와 동포외국인 유치·정착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한국이민정책연구원 박민정 박사도 ‘익산시 지역이민정책 추진과제’에서 익산시의 외국국적동포 등 정주형 이민자 확보 및 인력 활용 방안과 대학과의 연계 강화를 촉구했다. 마침 8월 28일 원광대·원광보건대가 2024년 교육부 글로컬대학 30 사업 대학에 최종 선정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제 왕궁면의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식품 수도’를 준비하는 익산시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관내 두 대학이 통합해 건강하게 살고(의생명), 안전하게 먹고(농생명), 행복하게 누리는(생명서비스) 생명산업(生命産業) 글로벌 인재 양성 과정에서 수많은 유학생(외국인) 유치와 산업 발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9월 26일 법무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박성재 장관이 직접 체류 외국인 300만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언론 대부분이 ‘톱티어(Top-Tier) 비자’와 ‘청년 드림 비자(Youth’s Dream in Korea Visa)’ 등 우수인재 유치에 관심이다. 그러나 필자는 먼저, ‘광역형 비자’ 도입, ‘지역특화형 비자’ 및 농·어업 ‘계절근로자 제도’ 활성화인 지자체·민간 참여 확대 내용이 반가웠다. 즉, 인구감소관심지역 지자체로 지역특화형 비자 대상이 확대되어 비수도권의 인구감소 관심지역도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필자에게 반가운 것은 국적에 따른 차별 해소를 위한 재외동포(F-4) 비자 통합과 취업 가능 범위 확대가 포함된 사회통합 강화 부분이다. 그동안 연구자와 동포사회에서 주장해온 방문취업(H-2) 비자 폐지와 재외동포(F-4) 비자 통합 및 이에 따른 비전문 분야 취업도 가능해진 점이다. 당장 H-2 비자가 아직도 많은 고려인동포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H-2 비자에서 F-4 비자를 받기 위해 인구감소지역으로 이주·정착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이제 지역특화화형 비자 사업의 비자 특례는 많은 동포가 바라는 영주권 F-5 비자에 대한 특혜와 방문동거(F-1) 비자 가족의 취업 부분이다. 또한, 수도권 고려인 밀집지역 초중등학교의 불리한 교육여건을 해소할 수 있는 지역의 우수한 교육환경과 저렴한 주거문제가 가능하면, 고려인동포 가족의 지역 이주·정착 문제가 수월하게 풀릴 것이다.
2023년 7월 김관영 도지사는 “(2024년) 1월 18일부터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특례를 통해 기존 인구감소지역에서 시행되는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이 인구감소지역을 넘어 도내 전 지역에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전북도민일보> 2023-7-4 “‘전북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 인기몰이”) 그러나, 2024년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에서 전북자치도는 10개 인구감소지역만 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전북자치도는 이번 법무부의 발표를 통해, 최소한 ‘관심지역’인 익산시가 2024년 사업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무부와 협의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전북자치도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지역우수인재)의 추진 성과는, 아쉽지만, 부진한 실정이다. 전국의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703명 배정을 받았으나 2024년 8월 30일 나온 공고를 보면 아직도 467명의 지역우수인재를 모집 중이다. 따라서 3개월이 남은 상태에서 원광대-원광보건대가 있는 익산시의 참여가 가능해지면, 전북자치도로서는 목표 달성에 크게 유리해질 수 있을 것이다.
관심지역인 익산시에는 또한 현재 100명 이상의 고려인동포 가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지역특화 외국국적동포(F-4-R) 비자로 추천할 수 있는 동포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