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8/29]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상황에 따라 적과도 접촉”
1. “중국 위구르족 자치구 정책 문제 있어”
– 유엔은 27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위구르족자치구) 지역에 많은 문제 있는 법과 정책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이날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 발표 2주년을 맞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중국 당국에 국가 안보와 대테러 관련 법적 틀을 인권적 관점에서 전면 검토하고 소수민족을 차별로부터 보호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음.
– 샴다사니 대변인은 인권사무소가 지난해 2월부터 중국 당국과 신장·티베트의 민족적, 종교적 소수자들의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정책과 홍콩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구체적 논의를 했다고 소개. 이어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 대표가 올해 5월 조사팀을 베이징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 그는 조사팀이 베이징에서 신장과 홍콩 대표들을 만났으나 베이징 밖을 다니지는 못했다고 말했음.
– 샴다사니 대변인은 중국 당국과의 협력은 긍정적이었지만 여전히 정보에 대한 제한된 접근, 유엔과 접촉하는 개인에 대한 보복 두려움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음. 샴다사니 대변인은 “중국에 고문 등 인권 침해 주장에 대한 조사와 함께 인권보호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촉구했다”며 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개인을 석방하고 이들의 현재 상황과 소재를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음.
– 중국은 유엔이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인권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중국 인민의 효능감·행복감·안전감은 끊임없이 높아졌고, 이것은 편견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인정하는 사실”이라면서 “현재 신장 사회는 안정됐고 경제는 발전하며 인민은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 역사상 가장 좋은 발전 시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음.
– 앞서 유엔 인권사무소는 2022년 8월 31일 발표한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대테러 작전과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신장자치구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의 구금, 고문 및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성폭력 사건이 있다는 의혹도 개연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음.
2. 중국 채권시장 ‘버블 붕괴’ 우려 “연내 대규모 국공채 발행”
– 최근 중국에서 시중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안에 대규모 국공채가 발행될 예정인 만큼 가격 하락으로 채권시장의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과 가까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
– 중국에서는 정부의 국채 발행 계획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우려와 증시 부진 속에 은행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고 있음. 이에 따라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달 한때 종가 기준 사상 최저인 2.12%를 찍었고 당국의 개입 속에 최근 2.17%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
– 문제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등을 위해 최근 몇 년간 채권 발행을 늘린 가운데, 올해 안에 대규모 국공채 발행이 예상된다는 점. 정부 공식 통계와 관영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7월 기준 중국 정부는 올해 계획한 지방채 및 초장기 특별 국채 쿼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아직 발행하지 않은 상태이며, 약 2조6천800억 위안(약 502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음.
– 재정부 자료를 보면 7월 기준으로 한해 특별 지방채 쿼터 3조9천억 위안(약 731조원) 가운데 약 2조1천억 위안(약 394조원)가량이 발행되지 않았음. 또 관영매체에 따르면 초장기 특별 국채 1조 위안(약 187조원) 가운데 5천820억 위안(약 109조원)가량도 발행이 안 됐음.
– 인민은행은 갑작스러운 시장 변동에 따른 금융 불안정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음.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과 같은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당시 SVB는 예치금으로 미국 장기 국채 등에 투자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및 기업들의 예치금 인출 흐름 속에 유동성 압박이 가중. SVB는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큰 손실을 봤음.
3. ‘사상 최강’ 태풍 산산 일본 상륙
–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사상 최강 위력의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 이 태풍으로 규슈 남부에서 39명이 부상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113만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음.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8시께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
– 오전 8시 현재 태풍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4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6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음. 이날 예상 최대 순간 풍속은 규슈 남부가 초속 70m, 규슈 북부와 아마미 지방은 초속 6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m는 주택이 붕괴할 수 있는 강한 바람. 이날 오후 6시까지 예상되는 24시간 최대 강수량은 규슈 남부가 600㎜, 규슈 북부 400.
– 규슈에 상륙한 태풍은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 일본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에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커졌다며 폭풍 특별경보 등을 발령. 태풍에 따른 특별경보 발령은 2022년 9월 ‘난마돌’ 이후 약 2년 만. 특히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가 시속 15㎞에 불과할 정도로 느려 호우나 폭풍의 영향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됐음.
– 태풍 상륙을 앞두고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 명령이 내려졌으며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4천200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 강풍과 폭우로 인명 피해 등도 잇따라 발생. 현지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6시까지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서 총 39명이 다쳤으며 가고시마현에서는 1명이 실종됐다고 보도.
– 태풍 상륙에 앞선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태풍으로 휴교. 도요타자동차는 태풍 접근에 따라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했으며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음. 교통편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음.
4. 아프간 여성들, SNS에서 탈레반에 저항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 탈레반이 최근 발표한 자칭 ‘도덕법’에 저항해 아프간 여성들이 SNS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 탈레반 정부가 지난 21일 공개한 35개 조항의 도덕법에 따르면 여성은 집 밖에서 신체를 완전히 가려야 하며 공공장소에선 목소리도 내선 안 됨. 노래 부르기나 시 낭송 등도 금지.
– 이에 아프간 국내외에 거주하는 아프간 여성들은 저항의 표시로 “내 목소리는 금지된 게 아니다”, “탈레반은 안 된다”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이 노래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음. 아프간 내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한 영상에서는 한 여성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베일을 뒤집어쓴 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겨있음.
– 현재 폴란드에 살고 있는 전직 경찰 잘라 자자이는 아프가니스탄의 유명 여가수 아리아나 사예드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공유. 그는 AFP 통신에 “아프간 여성에 대한 억압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는 우리 목소리는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음.
– 2021년 탈레반이 정권을 잡자 프랑스로 망명한 아프간 태권도 챔피언 마르지에 하미디도 SNS에서 ‘우리를 존재하게 하라(#LetUsExist)’라는 메시지를 퍼트려 달라고 요청. 국제사회도 이들과 연대.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미국에 망명한 이란 언론인이자 여성 운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아프간 자매들”과 연대한다며 그 역시 노래 부르는 영상을 올렸음.
–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한 뒤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해석해 여성 교육 제한 등 여러 제한 조치를 이미 비공식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도덕법은 이러한 제한 조치들을 반영한 것. 이에 대해 서방은 여성 인권을 심각하게 탄압하는 조치라고 비난. 탈레반은 그러나 서방이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비난하는 건 오만이라고 반박.
5. 파키스탄 분리주의 무장조직 BLA, 연쇄테러 배후 자처
–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최근 파키스탄에서 민간인과 경찰관 약 50명이 숨진 연쇄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고 AFP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전했음. 외신에 따르면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은 지난 26일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일어난 연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전날 밝혔음.
– 당시 무장괴한들은 고속도로에서 버스 등을 세워 승객 23명을 사살. 사망자 대부분은 북동부 펀자브 출신. 발루치스탄주 칼라트 지역에서도 같은 날 무장괴한들이 경찰관과 행인 등 최소 9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음. 이같은 연쇄 테러로 민간인 34명과 경찰 15명 등이 사망했으며, 파키스탄군은 무장괴한 21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움.
– 이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내각회의를 열고 BLA의 유일한 목표는 파키스탄의 진전을 막고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테러 세력 뿌리를 뽑겠다고 강조. CPEC 사업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
– BLA는 발루치스탄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리주의 무장조직으로, 파키스탄과 이란 등지에 산재한 이란계 소수민족 발루치족 나라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BLA가 이번에 ‘표적 사살’한 펀자브인은 파키스탄내 6개 주요 민족 가운데 가장 수가 많은 이들로, 파키스탄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부 요직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음
– BLA는 특히 광물자원이 풍부한 발루치스탄에서 외부인들에 의한 불공정한 자원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인·중국과 관련된 시설을 공격한 바 있음. 중국 정부도 파키스탄 연쇄 테러를 강력히 비판.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언론브리핑에서 “우리는 테러 공격을 강력히 비판한다”면서 중국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하며 테러에 맞서는 파키스탄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음.
6.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상황에 따라 적과도 접촉”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7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에게 ‘적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해 주목. 서방 매체는 핵협상 재개의 신호로 해석했으나 실제 발언의 맥락을 살펴보면 서방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새 행정부에 경계와 주의를 당부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림.
–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신임 내각에 “상황에 따라 같은 적과 상호 접촉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고 그 접촉이 해가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희망을 적에게 걸고 신뢰해선 안된다”고 주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에 나설 것임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고 AP 통신은 “최고지도자가 핵프로그램을 두고 미국과 협상 여지를 남겼다”고 설명.
– 하지만 하메네이 공식 사이트는 이날 발언 전문을 게시하며 ‘계획을 세울 때 적의 허락을 기다리지도 말고 적을 믿지도 말라’는 제목을 달았음. 외교엔 적극적으로 나서되 서방의 호의에 기대기보다는 자국 이익을 능동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의중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임.
– 서방과 협상과 관련,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그는 협상 자체를 명시적으로 불허한 적은 없는 만큼 이날 ‘서방과 상호 접촉’ 언급만으로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단정하긴 어려움. 이란은 2015년 서방과 핵협상을 타결했지만 3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 반면 지난달 말 취임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대선 때 서방과 협상으로 제재를 풀어내 경제난을 해결하겠다고 공약.
– 이런 분위기 속에 최종 결정권을 쥔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새 내각과 처음 만나 서방과 접촉 시 ‘최우선 주의사항’을 전달한 셈. 이란 핵협상 재개의 가장 큰 국제적 변수는 11월 미국 대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재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음.
– 미국외교협회의 이란 전문가인 레이 타케이 선임연구원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이번 발언과 관련, “이전 (이란) 행정부의 많은 사람은 트럼프를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보는 탓에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본질적으로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를 가정해 협상의 매개변수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