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협력사 ESG 컨설팅 프로그램 도입

<사진=한섬>

니트 가공 협력업체에 중소기업 맞춤형 ESG 컨설팅 제공 … ‘국내 패션기업 최초’
협력사에 대한 ESG 관리 의무 부과하는 EU 지침에 선제적 대응 … “글로벌 시장 공략 포석”

한섬이 중소 협력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 지원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중소기업 맞춤형 ESG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패션기업 중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체 ESG 컨설팅을 개발해 제공하는 것은 한섬이 최초다. 한섬의 첫 컨설팅 대상은 20년 이상 한섬의 주력 브랜드 타임·시스템·더캐시미어 등의 니트 제품 가공을 맡고 있는 중소 협력사다.

한섬은 이번 컨설팅을 위해 지난해 컨설팅에 사용한 ESG 평가 기준 19개를 영세 중소 협력사의 경영 환경에 부합하고, 현실적으로 수용하고 개선 가능한 13개 항목(환경 5개, 사회 7개, 지배구조 1개)으로 조정했다.

또한 한섬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작업 환경 개선 ▲안전 교육 제공 ▲자금 지원 강화 등 협력사의 사업 경쟁력을 증진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먼저 한섬은 본사 경영개선팀 주관하에 전문 미화업체와 협력사의 작업 현장을 점검·청소하는 ‘클리닝 데이’를 진행했다. 적재함과 이동 통로를 점검해 산업안전 위해 요소를 사전 제거하고 안전한 대피로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류 적재가 가능하도록 재고 관리 노하우도 제공했다.

또한 한섬은 올 하반기 중 협력사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보건공단에서 제공하는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 가이드’ 등을 활용한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돼 협력사의 관심도가 특히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섬은 협력사 중 적극적인 ESG 경영 개선 활동에 나서는 업체를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안전설비 구매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한 연간 80억원 수준의 예산도 편성했다. 이밖에 한섬은 지난해 설과 추석 명절 기간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600억원 규모의 결제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협력사 지원에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중소업체의 경우 ESG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쉽지만, 컨설팅과 자금 지원을 제공해 ESG가 안전한 업무환경 조성과 사업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한섬의 협력사 ESG 컨설팅 지원은 EU를 중심으로 도입 예정인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등 글로벌 ESG 경영 흐름에도 부합한다. CSDDD는 EU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협력사를 포함한 사업 전 과정에 대한 ESG 실사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로, 지난 5월 EU 이사회 최종 승인을 받아 오는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섬 측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로 여겨지는 CSDDD 준수를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사 ESG 컨설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한섬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인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를 오픈한 바 있으며,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파리 패션위크에도 참가하고 있다.

한섬은 올해 안으로 협력사 두 곳을 추가 선정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며, 매년 점차적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한섬은 투명한 ESG 경영 공개를 위해 지난달 2023년 ESG 경영 활동 성과와 향후 계획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역시 지속가능경영 국제 표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tandards 2021’ 기준을 따라 작성했다.

한섬 관계자는 “앞으로 협력사 대상 ESG 컨설팅을 지속 확대해 국내 패션기업 중 선도적으로 ESG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의 실질적인 사업 경쟁력 증진을 도와 국내 패션사업 전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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