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P THE ASIAN FOOD- 상암동 ‘스시 키노이’ 오마카세 스시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몇 있다. 그 중에서도 스시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다. 스시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스시야(초밥전문점)가 한국에서 성업 중이다. 너무 많다 보니 어디를 갈지도 고민된다.

가격대도 다양해 체급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격투스포츠처럼 라이트급, 미들급, 헤비급으로 나뉜다. 가격대가 높은 스시야는 계산서의 숫자가 6자리를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찾은 곳은 라이트급 중에서도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서울 상암동의 ‘스시 키노이’다.

처음 가는 사람들에겐 스시 키노이로 향하는 길이 불편할 수 있다. 스시 키노이는 대중교통이 적은 다소 불편한 디지털미디어센터 부근이기도 하고,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골목에서도 구석에 위치해 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배너는커녕 간판도 따로 없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다.

스시 키노이는 점심 스시, 저녁 스시 또는 사시미 코스를 바 건너편에서 만들어 내오는 ‘오마카세 스시야’다. 바 또는 테이블에 착석하면 멸치오이 절임이 나온다. 입맛을 돌게 하기에 제 격이다.

상암동 스시 키노이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전복죽이 나오면 광어, 도미, 단새우, 유자가 곁들여진 한치, 살짝 익힌 방어, 장어, 바지락, 낫토 매실이 얹혀진 부추 등의 스시가 나온다. 간장이나 고추냉이를 더하지 않고 먹어도 간이 적당히 배어 있다. 중간에 나오는 생선구이와 가벼운 미소장국도 음식과 잘 어우러진다.

마음에 들었던 스시를 한번 더 맛볼 수 있는 앙코르 스시까지 끝나면 후식으로 녹차아이스크림이 제공된다.

회전초밥처럼 메뉴를 골라 먹길 원하는 사람이나 대식가는 스시 키노이에 만족하진 않을 수 있다. 런치라 하더라도 1인당 2만5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스시를 내놓는 곳은 흔하지 않다. 스시 키노이에선 합리적인 가격으로 기분 좋은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 흔히 알던 것과는 달리 스시의 기원은 동남아시아다. 기원전 4세기경 동남아에선 생선을 쌀과 소금 사이에 넣어 발효시켜 먹었다. 쌀은 생선을 보존하기 위한 재료일 뿐 먹진 않았다고 한다. 스시는 헤이안시대 때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그때도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오랜 세월이 흘러 에도시대 말(19세기 초),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형태의 니기리 스시(손으로 뭉친 초밥)가 탄생했다.

* 단새우와 살짝 익힌 방어 스시는 사람들이 앙코르로 선택하는 인기메뉴다. 한국인의 입맛엔 쌈장이나 초장에 찍어먹는 방어회가 익숙할 수 있으나, 때론 스시로 즐기는 것도 좋다.

*스시 키노이는 스시의 밥인 샤리와 그 위에 얹는 재료인 네타의 균형을 잘 맞추는 곳 중 하나다. 또한 음식의 간이 전체적으로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이곳은 오마카세 방식으로 운영되기에 그 날 재료 상황에 따라 셰프가 알아서 음식을 내온다. 코스 시작 전 혹시라도 먹지 못하는 음식이 있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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